추억의 팝송 ‘마카레나’ 소환한 걸그룹 르세라핌…“여름 내내 관객 무아지경 만들 필살기”

윤수정 기자 2026. 5. 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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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신곡 ‘붐팔라’ 발매...1990년대 히트 팝송 ‘마카레나’ 샘플링
그룹 르세라핌. 왼쪽부터 멤버 허윤진, 카즈하, 사쿠라, 홍은채./ 사진제공=쏘스뮤직

“데뷔 초에는 아무것도 모르기에 두려움이 없다고 외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여러 활동을 거치며 솔직해지는 게 가장 두렵다는 것을 깨달았죠.” (르세라핌 멤버 사쿠라)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신보 발매 공동 인터뷰로 기자들을 만난 르세라핌 멤버들은 이전보다 한층 더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이들은 22일 오후 1시 정규 2집 ‘퓨어플로우’(PUREFLOW) pt.1’을 발매한다. 3년 만의 정규 앨범이자 데뷔 4주년을 맞아 “르세라핌의 ‘2.0 버전’으로 나아가는” 음반이다.

멤버들은 18일 인터뷰에서 “데뷔 초 다뤘던 ‘두려움’의 주제를 다시 돌아봤다”고 밝혔다. 르세라핌은 2022년 데뷔곡 ‘피어리스’(FEARLESS)부터 “두려움 따윈 모른 채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주제를 노래하며 신인답지 않은 패기로 주목받았다. 이후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2022)’ ‘이지(EASY·2024)’ 등 역경에 맞서는 당당한 여성상의 활동곡을 주로 발매했고, 최근 4개 앨범을 모두 미국 빌보드200 차트 10위권에 올렸다. 그룹 대표 수식어도 자연스레 ‘독기’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날 멤버들은 “새 앨범에선 정의가 좀 다른 관점의 피어리스를 찾았다”고 했다. “두려움을 알기에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깨달음을 담았다는 것. 멤버 윤진은 “기존 앨범 중에서도 멤버들이 초기 기획부터 깊게 참여했고,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잘 담겼다”면서 “우리가 그간 끈끈하게 쌓아온 팀 내 연대, 우정 등의 주제를 노래에 담으면서 불안이나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이를 편하게 풀어낼 줄 아는 것이 진짜 강함이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 사쿠라는 “신곡 주제들 대부분이 우리 인터뷰나 멤버들끼리의 진솔한 대화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라 했다. 은채는 “활동하면서 여러 벽에 부딪혔고, 너무 친한 멤버들이다 보니 이 관계를 잃을까 봐 걱정이 들 때도 있었다”면서 “이번 앨범 작업 중 멤버 모두 공통된 고민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 결과 신보의 11곡 면면도 ‘해방감’과 ‘축제’의 분위기를 가득 품었다. 틀에 갇힌 이미지를 내려놓은 해방감을 주제로 한 ‘아이러니’(Irony), 두려움을 맞잡고 함께 춤추길 권하는 ‘셀레브레이션’(Celebration), 허윤진이 팀 내 관계에서 느낀 감정을 담아낸 발라드곡 ‘우리 어떻게 더 사귈 수 있을까’ 등, 끊임없이 ‘우리의 연대’를 외치는 노래들이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1990년대 글로벌 히트 팝송 ‘마카레나’를 샘플링한 타이틀곡 ‘붐팔라’(BOOMPALA). 1990년대 글로벌 히트 팝송 마카레나의 후렴구와 팔을 앞으로 쭉 뺐다 접는 대표 안무를 ‘붐팔라’ 문구를 반복해 외치는 흥겨운 라틴 하우스 장르로 풀었다.

멤버들은 “붐팔라 녹음 당시 여름에 다 같이 신나게 놀 수 있는 대표곡이 될 거라 확신했다”고 했다. 멤버 모두 마카레나 발매 이후 출생으로, 가장 맏언니인 사쿠라는 1998년생, 막내인 홍은채는 2006년생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신기하게 노래를 듣자마자 아주 어릴 때 봤던 기억 저편의 율동이 막 되살아나더라”며 꺄르르 웃음을 쏟아냈다. 사쿠라는 “녹음 당시 마카레나의 선율을 듣자마자 여름에 다 같이 뛰어놀 수 있는 대표곡이 될 거란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룹 르세라핌. 왼쪽부터 멤버 윤진, 은채, 사쿠라, 채원, 카즈하. /쏘스뮤직

‘차크라’ ‘젠’ 등 불교적 요소가 가득 담긴 붐팔라의 가사는 ‘반야심경’의 공(空)과 무(無) 사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 이를 소화하기 위해 반야심경을 일독했다는 멤버들은 “불교적 깨달음의 가사가 멤버 개개인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고 했다. 윤진은 “인터뷰 바로 전날에도 컴백의 초조함 때문에 사쿠라 언니와 단골 양꼬치 집에서 회동을 했고, 중간에 은채도 합류했다”며 “멤버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실타래가 풀리더라. 특히 사쿠라 언니가 노래 ‘붐팔라’의 가사 주제처럼 ‘너무 초조해하지 말고 흐름에 맡기자’는 조언을 해줘 불안감이 씻겨 내려갔다”고 했다.

“모든 것은 곧 지나가니 두려워 말자”(Nothing’s forever so nothing’s to fear)는 ‘붐팔라’의 가사처럼 멤버 개개인이 스트레스를 떨쳐내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취미 부자”라는 사쿠라는 “뜨개질 등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하다 보면 바빠서 스트레스를 느낄 새가 없어진다”고 말해 좌중 폭소를 자아냈다. 카즈하는 ‘눈물의 일기장’이 처방전이다. “부정적 생각이 들 때 피하기보단 끝까지 가보는 스타일”이라서 “일기장에 감정을 쏟아내고 울면서 바닥을 치고 나면 극복 방법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막내 은채는 “달리는 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 비법”이라며 “가족들과 종종 차를 타고 동작대교를 지날 때마다 창을 열고 소리를 지르는데, 혹시 거기서 괴성이 들렸다면 바로 저”라며 해맑은 웃음을 보였다.

다만 이날 인터뷰에는 리더 김채원이 목 부상으로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면서 불참했다. 멤버들은 “그간 활동량도 많았고, 계속 연습을 하다보니 무리가 갔는지 통증이 생긴 것 같다”면서 “채원도 정말 참여하고 싶었는데 집에서 많이 아쉬워 하고 있고, 회복에 전념 중”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르세라핌은 오는 7월 11일·1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시작으로 세계 23개 도시, 총 32회의 월드투어 공연에 돌입한다. 데뷔 후 첫 유럽 단독 공연도 개최한다. 르세라핌은 특히 북미 지역 공연 때마다 폭발적인 팬 반응으로 화제가 됐다. 일부 공연에선 멤버 채원의 얼굴을 합성한 성조기를 든 팬들까지 등장했을 정도. 윤진은 “한번은 미국 공연 때 우리 노래 중 발라드 곡에 맞춰 프로포즈를 하는 모습을 직관했다”며 “노래 부르는 도중 아는 체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혹시라도 프로포즈에 방해가 될까봐 못 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며 웃었다. 은채는 “할아버지 팬들이 울면서 응원봉을 흔들어주시는 모습을 저희 공연 관계자들이 영상으로 찍어 전해준 걸 봤을 때 정말 감동이었다”며 “다양한 연령대에게 우리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닿았구나 해서 뿌듯했던 기억”이라고 했다.

그런 멤버들이 직접 매 무대 위에서 지켜봤을 때 “관객들을 가장 미치게 만든 곡은 ‘크레이지’(Crazy)였다”고 했다. 흥겨운 전자음의 반복으로 빌보드 핫100 76위까지 올랐던 이들의 대표 히트곡이다. 멤버들은 “이젠 붐팔라가 그 뒤를 이어 관객들을 무아지경으로 만드는 필살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음악을 듣고 많은 이들이 다 같은 힘듦과 어려움이 있구나, 공감과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룹 르세라핌/ 사진제공=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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