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빚투’ 사상 첫 26조 돌파…‘삼전' 레버리지 쏠림 속 하락 베팅도 고개

곽창렬 기자 2026. 5. 2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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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반대매매만 1458억…31개월 만에 최대치 찍은 ‘빚투의 그늘’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이른바 ‘빚투(신용거래융자)’가 가파르게 증가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사상 처음으로 26조원을 돌파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과 노사 분규 우려가 해소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자금이 대거 몰리며 시장을 뜨겁게 달군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조 3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26조원 벽을 깼다. 같은 날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10조 2334억원)를 더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 2370억원 규모로 치솟았다.

이러한 코스피 빚투의 폭발적 증가는 ‘국민주’ 삼성전자가 견인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투자 열풍이 불면서 단일 종목 신용거래융자 잔고만 사상 처음 4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9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이 기간에만 9031억원이 불어났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11조490억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떠받쳤는데, 이는 외국인이 14조7000억원 이상 대거 순매도한 것과 완전히 대비되는 행보다. 특히 노조 총파업 우려 속에서도 개인들은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로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고, 전날 노사 잠정 합의안 도출로 주가가 7% 넘게 급등해 29만원 선을 회복하면서 빚투 작전이 어느 정도 먹혀든 상황이다.

하지만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한 뒤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초단기 외상 거래를 뜻하는 미수거래로 인해 강제 처분된 주식 규모가 급증했다. 20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이틀간 빌려 쓰는 ‘미수거래’ 반대매매 금액은 145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을 정해진 기한 내에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 절차다. 하루 반대매매 금액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2023년 10월 24일(5487억원) 이후 31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18일(917억원)과 19일(676억원) 강제 청산된 금액까지 더하면 최근 3일 동안 무려 3000억원이 반대매매로 팔려나갔다.

눈여겨볼 부분은 20일 청산된 미수 거래가 코스피가 8000선을 터치한 직후 급락하며 조정이 시작된 지난 15일 발생한 금액이라는 점이다. 지수 고점에서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이후 급락장에 증거금이 부족해지며 강제로 매매를 당한 것이다. 20일 미수금 잔고는 1조 6421억원으로 전날보다 줄었으나,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7.6%까지 치솟으며 지난 3월 5일(6.5%)을 상회해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주가가 더 오를 것을 기대하는 심리와 반대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수요도 늘었다. 주식 대차 거래 잔고는 지난 14일 182조43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감소하다 21일 177조원 수준으로 다시 증가 추세다. 대차 거래 잔고는 기관 투자자가 차입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에 대한 잔고로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사용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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