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시스템LSI "동일 부문 내 격차 심해" 불만 토로 모바일·가전 등 DX 직원, 하루 사이 노조 가입 9000여명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가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22일 시작된다. 각 사업부 간의 보상 격차와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반도체 (DS)부문 내 비(非)메모리 사업부와 완제품(DX) 부문 중심으로 잠정 합의안에 대한 '부결' 표심 결집이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엿새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 합의안에 대한 전자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합의안은 의결권이 있는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해 과반이 찬성하면 최종 가결되어 법적 효력을 얻는다.
이번 투표 대상자는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약 13만 명의 절반이 훌쩍 넘는 9만여명의 조합원이다. 만약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하면 합의안은 부결되고 노사는 처음부터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노조 지도부 측은 조합원의 70% 이상이 반도체(DS) 부문 소속인 만큼 잠정 합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300조원 달성 시 메모리사업부는 1인당 최대 6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내부 반대 기류도 만만치 않다. 특히 DS 부문 내 파운드리, 시스템LSI 등은 "동일 부문 내 격차가 너무 지나치다"는 소외감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DS부문 공통 재원 분배율(40%)에 따라 약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메모리사업부와의 격차가 수억 원 이상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날 본격 투표를 앞두고 비메모리사업부 조합원 중심으로 '[삼성전자] DS부문 잠정합의안 무조건 부결' 이라는 익명 오픈채팅방이 개설된지 한 시간이 채 안되서 1000여명의 참여하고 있다.
모바일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중심으로 잠정 합의안 거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3000여 명 수준이던 DX 부문 조합원 수는 21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1만 명을 돌파했다. 불과 하루 사이에 약 9000명의 DX 부문 직원들이 노조에 신규 가입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DX 부문이 소외된 이번 합의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직원들이 대거 결집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승호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은 전날 "이번 합의안이 조합원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잠정 합의안 투표 결과를 조합원이 준 초기업 노조의 성적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만약 찬성률이 과반에 미치지 못해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잠시 유보됐던 총파업의 불씨가 다시 지펴지며 삼성전자 노사는 새로운 소용돌이에 직면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