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두려움 피하지 말고 ‘붐팔라’로 즐겨봐요”
90년대 히트곡 ‘마카레나’ 샘플링 화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자신의 두려움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조금이라도 줄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해요.”
하이브의 다국적 걸그룹 르세라핌의 허윤진은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앨범 ‘퓨어플로 파트1’의 메시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2022년 데뷔곡 ‘피어리스’에서 “두려움이 없다”고 선언했던 이들은 이제 “두려움을 알기에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려움을 부정하거나 밀어내는 대신, 인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태도다.
22일 발매된 ‘퓨어플로 파트1’은 르세라핌이 2023년 ‘언포기븐’ 이후 약 3년 만에 내놓는 두번째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붐팔라’를 비롯해 선공개곡 ‘셀러브레이션’, ‘이피 이피’, ‘우리 어떻게 더 사귈 수 있을까’, ‘리미널 스페이스’ 등 모두 11곡이 실렸다. 카즈하는 “이번엔 어떤 색깔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준비했다. 11곡 안에 성장한 르세라핌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홍은채는 “정규 앨범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지난 3년 동안 우리의 음악을 찾아주고 들어주는 분들이 있었기에 이번 앨범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더 깊게 깨달았다”고 했다.

앨범의 중심에는 두려움에 대한 시선 변화가 놓인다. 르세라핌(LE SSERAFIM) 이름 자체가 ‘나는 두려움이 없다’라는 뜻의 ‘아임 피어리스’(IM FEARLESS)의 알파벳을 재배열해 만든 것이다. 사쿠라는 “처음에는 ‘두려움이 없다’고 외치며 독기 있고 진지한 무대를 많이 보여줬다. 그런데 활동하면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회피하기보다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이 오히려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붐팔라’는 이런 메시지를 가장 유쾌하게 풀어낸 곡이다. 라틴 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이 노래는 1990년대 전세계를 강타한 로스 델 리오의 히트곡 ‘마카레나’를 샘플링했다. ‘마카레나’는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14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메가 히트곡이다. 허윤진은 “미국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들었던 노래다. 부모님도, 동생들도 아는 전세계적인 곡인데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감성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붐팔라’를 통해 두려움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다 같이 춤추고 즐기는 축제 같은 분위기에 ‘마카레나’가 잘 어울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안무에도 ‘마카레나’의 포인트 동작이 변주돼 들어갔다. 사쿠라는 “전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홍은채도 “현대인이 가진 불안과 스트레스, 두려움을 우리답게 유쾌하고 긍정적으로 풀고 싶었다. 결국 다 같이 웃으면서 즐기자는 메시지”라고 했다.
비주얼 콘셉트 역시 르세라핌답게 낯설고 과감하다. 고전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떠올리게 하는 크리처 콘셉트다. “예쁨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허윤진은 “누군가에게는 망가진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제게는 아름다움의 정의를 확장하는 일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홍은채는 “한계를 두기보다 장르와 콘셉트에서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게 우리 팀의 차별점이자 자부심”이라고 했다.
성적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르세라핌은 전작 ‘스파게티’로 빌보드 ‘핫 100’에서 50위를 기록하며 팀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허윤진은 “이번에도 빌보드에 다시 진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스파게티’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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