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아도 된다는 르세라핌 “美의 정의 넓히고 싶어요”[EN:인터뷰①]

황혜진 2026. 5.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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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허윤진, 홍은채, 사쿠라, 카즈하/쏘스뮤직 제공
사진=위부터 허윤진, 카즈하, 사쿠라, 홍은채/쏘스뮤직 제공
사진=왼쪽부터 허윤진, 카즈하, 사쿠라, 홍은채/쏘스뮤직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르세라핌이 두려움까지 솔직하게 풀어낸 신보로 돌아왔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은 5월 22일 오후 1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2집 'PUREFLOW’ pt.1('퓨어플로어' 파트 원)을 발매한다. 신곡 발매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SPAGHETTI'(스파게티) 이후 7개월, 음반 발매는 지난해 3월 선보인 미니 5집 'HOT'(핫)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컴백을 앞두고 19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허윤진은 "3년 만에 저희가 정규 앨범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번에 확실히 성장한 르세라핌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기쁘다. 멤버들이 많이 참여했다. 솔직한 메시지, 진정성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저희의 끈끈한 관계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은채는 "정규 앨범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더 깨달아 이번 앨범이 더 의미 있다. 4년간 활동하며 쌓인 저희의 관계성도 담긴 앨범이라 더 애정이 간다. 좋은 모습,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많이 준비했다"고 운을 뗐다.

카즈하는 "첫 번째 정규 앨범 때는 정말 열심히만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한 곡 한 곡 어떻게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사쿠라는 "원래 저희가 저희의 이야기를 하는 팀인데 이번 정규 앨범 때 더 특히 저희 이야기를 많이 했다. 월드 투어 때 더 끈끈해진 저희의 관계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목 건강 악화로 치료 및 휴식에 집중하고 있는 김채원은 이날 인터뷰에 불참했다. 허윤진은 김채원의 건강 상태에 대해 "목이 (아프다)"라고 전했다. 홍은채는 "컴백이 얼마 안 남아서 열심히 연습하다가"라며 "앞으로 활동이 많이 남아 있어 활동할 수 있게 지금은 좀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쿠라는 "컴백 전 (김채원과) 찍은 퍼포먼스 영상이 많다"고 귀띔했다.

르세라핌은 3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인 만큼 다양한 장르의 11곡을 수록해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펼쳤다. 신보와 동명의 1번 트랙 'Pureflow'는 펑크 스타일에 서정적인 감성을 더한 인트로다. 'CELEBRATION'은 4월 24일 공개된 리드싱글이다. 'Creatures'에는 팀을 억압하는 시선에 맞서 자유를 선택하려는 다섯 멤버의 의지가 담겼다. 'iffy iffy'는 두려움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순간을 축복하는 노래다.

'우리 어떻게 더 사귈 수 있을까'는 앨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잇는 역할을 한다. 'Sonder'는 팝 스타일로 재해석한 심플한 왈츠에 유려한 멜로디가 더해진 노래다. 'Saki (feat. Aliyah’s Interlude)'는 지난 미니 4집 수록곡 ‘1-800-hot-n-fun’의 가사 “Where the heck is SAKI?”와 연결고리가 있는 트랙이다. 캐치한 사운드와 묵직한 베이스가 귀에 꽂히는 'Irony', 세련된 멜로디가 인상적인 팝 스타일의 'Trust Exercise', 마지막 트랙 'Liminal Space'까지 면면 다채롭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타이틀곡을 꿰찬 'BOOMPALA'(붐팔라)는 라틴 하우스 장르의 영어 곡이다. 후렴구에 반복되는 'BOOMPALA'라는 단어가 강한 중독성을 유발한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Macarena'(마카레나)를 샘플링해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홍은채는 "'BOOMPALA'가 주는 메시지 중 가장 큰 주제가 '우리가,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두려움이나 힘든 생각들을 유쾌하고 긍정적인 주문 같은 걸로 승화시키자'다. 전 세계에 계신 분들께 와닿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 부분에서 영어 곡이 좀 더 잘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간 낸 영어 곡도 한국과 해외 차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이번에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쿠라는 "같이 즐길 수 있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카레나' 샘플링 부분을 들었을 때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이건 된다'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신보 작업 과정에서 어느 때보다도 구슬땀을 흘리며 음악적 성장을 체감했다. 'CELEBRATION'을 필두로 'iffy iffy', '우리 어떻게 더 사귈 수 있을까', 'Sonder', ‘Saki (feat. Aliyah’s Interlude)’, 'Irony', 'Trust Exercise', 'Liminal Space'까지 총 8곡에 참여한 허윤진은 "저희가 이번에 참여도 많이 하고 저희끼리 대화도 많이 하고 새롭게 많이 도전했다. LA 가서 처음 송 캠프에 참여했다. 항상 참여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 맞아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쉬는 기간이랑 시간이 잘 맞아떨어져 기쁘게 다녀왔다. 새로운 경험을 해서 좋은 영양분이 됐다. 거기서 탄생한 곡이 'Irony'(아이러니)라는 곡이다. 굉장히 애정이 가는 곡"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쿠라는 "옛날에는 잘 불러야겠다는 마음이 컸는데 이번에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어떻게 불러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에서 성장을 느꼈고 성량이 커졌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신보명 'PUREFLOW'는 고전 소설 '프랑켄슈타인' 속 'For I am fearless, and therefore powerful'에서 착안한 표현이다. 멤버들은 정규 2집을 준비하며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데뷔 초 팀을 상징하는 'FEARLESS'의 다음 단계인 'FEARLESS 2.0'을 구상했다. 그 과정에서 원문을 르세라핌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문장 'FOR WE ARE NOT FEARLESS, AND THEREFORE POWERFUL'(우리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강하다'가 탄생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무대 위 르세라핌은 초심을 잃은 적조차 없는 팀에 가깝다. 허윤진은 '르세라핌의 초심'에 대해 "전 진짜 자신감이 넘쳤다. 무대 위에서 다 보여주겠다는 당찬 패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것 플러스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웃으면서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때는 무대 위에서 우리가 열심히 하는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무대를 보고 계신 분들도 같이 즐길 수 있는 무대,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쿠라는 "무대에 대한 열정은 꾸준히 있다. 데뷔 때는 정말 열심히 하는 것밖에 몰랐고 여유도 없었다. 진짜 앞만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멤버들 보면서, 웃으면서 무대도 할 수 있다. 같이 즐기자는 의미로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새로운 우리답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허윤진은 "물리적으로 진짜 앞만 보고 무대를 했는데 이번에는 양옆을 보며 서로 아이컨택을 하고 웃으면서 무대를 한다. 그런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르세라핌은 2022년 5월 2일 발표한 데뷔 앨범 ‘FEARLESS’(피어리스)로 데뷔한 이래 숱한 변화와 성장을 지속해 온 팀이다. 두려움을 두려움으로 내버려 두기보다 번번이 자신들의 한계를 깨부수고자 아름다운 발버둥을 쳤기에 가능했던 행보다.

카즈하는 "데뷔 앨범 때를 생각하면 'FEARLESS' 그 자체였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그런 것에서 얻는 용기도 있고 '난 최고다'라는 마인드로 활동을 했다. 활동을 하다 보면 사람들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제 욕심도 많아졌다. 그럴 때 느끼는 두려움의 감정이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힘든 시간이 있기에 앞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좋은 태도라고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사쿠라는 "5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 전 주로 힘든 일에 대해 쓴다. 그걸 2년 후에 보면 '생각보다 별 거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두려움이나 힘든 것도 다 해결이 돼 있다. 일기를 쓰면서 그때만 크게 느꼈던 것이지 미래의 나는 성장한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허윤진은 "힘든 일이 있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에 그걸 꺼내는 게 부끄러울 수도 있고 솔직해지는 게 수치스러울 수 있다. 그걸 혼자 갖고 있는 것보다 오히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공유할 때 더 끈끈해지고 더 단단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걸 활동을 하며 멤버들을 통해 많이 느꼈다. 내가 수치스러운 감정을 꺼내 놓으면 더 이상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고 연대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미의 기준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허윤진은 최근 '예쁘지 않아도 된다'라는 발언으로 숱한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허윤진은 "저희는 메시지에 충실한 것을 추구한다. 'SPAGHETTI'(스파게티) 때는 눈썹 탈색이 잘 어울릴 것 같아 도전해 봤다. 예쁨의 정의를 넓히고 싶다. 생각하는 게 다를 수 있지만 고정돼 있지 않고 싶다. 아름다움이 보이는 것뿐 아니라 마음일 수도 있고 감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메시지를 던지며 이런 시선으로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시야를 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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