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금 현금화 직전 막는다”…보난자팩토리, 글로벌 공조망 기술 개발 추진

정윤영 2026. 5. 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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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길을 묻다]<16>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 인터뷰
자산 동결 24시간·신원정보 48시간 목표…기관·거래소 공조 자동화
S.B.C 구조 확산에 스테이블코인 자금세탁 늘어…AML 대응 중요
MEXC·DWF·앰버 참여…바이비트·비트겟 합류 시 커버리지 68% 전망
“범죄 현금화 마지막 관문은 거래소”…트래블룰 사업도 확대 추진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기관 협력 자금세탁방지 네트워크(IAAN·Institution Alliance AML Network)를 통해 법 집행기관과 수사·감독기관이 해외 거래소나 민간기업 관련 범죄에 연루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지갑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요청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가 지난달 29일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민감한 수사정보와 개인정보가 수사기관과 거래소 간에만 안전하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한 시스템”이라며 “국가·거래소마다 다른 협력 절차를 표준화해 공조 과정을 자동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23년 경찰청 사기방지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미국 국토안보부와 함께 한미 가상자산 추적 관련 국책과제를 수행해오고 있다.

기존에는 수사기관이 해외 거래소에 이메일로 협조를 요청한 뒤 수주일 간 회신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IAAN에서는 자산 동결 요청은 24시간, 피의자 신원정보 요청은 48시간 이내 처리하는 체계를 목표로 한다.

IAAN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분석 목적과 범위를 설정하면 필요한 추적 결과를 신속히 제공하는 점이다. 예컨대 수사관이 보이스피싱 범죄자금의 현금화 경로를 추적하려는 경우, 용의자 지갑 주소를 입력하고 분석 범위를 ‘거래소까지의 경로’로 설정하면 자금 출처부터 중앙화 거래소 유입 경로, 최종 도달 지점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거래소 대상 신원정보 조회나 자산 동결 협조 요청도 가능하다.

보안 측면에서는 종단간 암호화(E2E)를 적용했다. 복호화 키는 수사기관과 해당 거래소에만 부여돼 요청 내용과 회신을 당사자만 열람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보난자팩토리는 통신 경로만 연결할 뿐, 데이터 내용에는 접근하지 않는 구조다.

김 대표는 최근 2~3년간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식이 빠르게 변화한 점을 기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과거에는 여러 사람의 가상자산을 한데 뒤섞어 자금 출처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믹서(Mixer)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스왑(Swap)·브릿지(Bridge)·중앙화거래소(CEX)를 단계적으로 거치는 이른바 ‘S.B.C 구조’가 주요 수법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토큰이 범죄 자금세탁에 악용되는 사실을 인지한 재단들은 대체로 법 집행 협력에 적극적이지만, 테더처럼 스마트컨트랙트 기반으로 발행되는 토큰은 기술 구조상 협력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국가나 재단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AML(자금세탁방지)·FDS(이상거래탐지) 체계를 포함해 범죄 대응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비트코인·이더리움 중심이던 자금세탁 흐름이 스테이블코인, 특히 테더(USDT)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때문에 토큰 발행 재단의 역할뿐 아니라, 자금세탁 경로의 마지막 단계인 중앙화 거래소의 차단 기능과 협력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보난자팩토리는 어떤 회사인지.

△보난자팩토리는 지난 2017년 설립된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계좌 정책 도입에 맞춰 거래소와 은행 간 원화 입출금을 지원하는 실명계정 연계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업비트와 케이뱅크의 첫 실명계좌 연계 사례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현재 업비트와 코인원 등이 관련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지갑 위험도를 실시간 분석하는 KYT(Know Your Transaction) 솔루션 ‘트랜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어떤 기관·기업들에서 보난자팩토리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나.

△국내 거래소의 경우 업비트와 코인원이 실명계정 연계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 가운데는 MEXC, 디더블유에프 랩스(DWF Labs), 앰버 그룹(Amber Group)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이들 거래소는 IAAN 동결 프로토콜에 참여하고 있다. 바이비트(Bybit)과 비트겟(Bitget)과도 상반기를 목표로 제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은행 쪽으로는 신한은행이 최근 KYT 솔루션을 도입했다. 타 은행과도 솔루션 도입을 논의 중이다.

-자금 추적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글로벌 거래소와의 제휴가 중요하다. 현재 커버하고 있는 거래량과 확대 계획이 있는지.

△현재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MEXC, DWF Labs, 앰버 그룹 등 IAAN 프로토콜 참여 거래소들의 합산 시장 점유율이 약 14% 수준이다. 여기에 바이빗과 비켓이 추가되면 약 68%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미 협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연내 68%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체이널리시스 등 다양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회사가 있다. 보난자팩토리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데이터베이스다. 체이널리시스나 TRM 같은 해외 솔루션은 국제 분쟁을 우려해 명확히 지정된 제재 대상 외에는 블랙리스트 DB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반면 보난자팩토리는 아시아 지역 범죄에 특화된 DB를 직접 구축하고 있다. 국내 수사기관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범죄 자금 추적에 훨씬 실효적이다. 둘째는 데이터 주권 문제다. 해외 솔루션을 사용하면 수사기관의 조회 데이터가 해당 국가 서버에 쌓이게 된다. 보난자팩토리는 수사기관이 독자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민감한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보난자팩토리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지.

△단기적으로는 올해 상반기 안에 경찰청과의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거래소와의 협약을 마무리해 연내 68% 커버리지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트래블룰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KYT 솔루션 트랜사이트 자체가 트래블룰을 기반으로 설계된 만큼, 자연스러운 확장이라고 본다. 궁극적인 목표는 범죄 자금이 현금화되기 직전 단계에서 차단하는 것이다. 돌고 돌아도 결국 중앙화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가 이뤄지는 만큼, 그 마지막 길목을 막는 것이 피해 회복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윤영 (young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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