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봉 iM증권 센터장 "피지컬AI 시대, 반도체 수요 폭발적 증가"

김혜수 기자 2026. 5. 22. 07: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산업의 핵심, GPU에서 메모리 중심 구조로 이동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

생성형 AI를 넘어 자율주행·로봇 등 이른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 반도체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 AI 시대가 GPU 중심의 학습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시간 추론과 데이터 처리를 위한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머니투데이방송(MT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AI는 데이터센터 안에서 텍스트를 생성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몸을 갖고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단계로 진화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와 연산량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생성형 AI 이후 AI 산업이 에이전트 AI 넘어 피지컬 AI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 AI는 AI가 스스로 판단해 다른 AI를 호출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형태이며,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 로봇·무인 시스템처럼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는 AI를 뜻한다.

문제는 현실 세계의 정보량이 기존 AI와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단순 텍스트 중심의 생성형 AI와 달리 피지컬 AI는 시각·음성·공간·시간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그는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에서 움직이려면 카메라 영상과 소리, 거리 정보, 시간 차까지 동시에 계산해야 한다"며 "정보량 자체가 기존 생성형 AI보다 수백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AI 산업의 핵심도 GPU 중심 학습 경쟁에서 메모리 중심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 센터장은 "초기 AI 시장은 GPU를 활용해 학습을 얼마나 잘 시키느냐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추론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결국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본격적으로 대량 보급될 경우 AI 반도체 시장 규모도 지금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피지컬 AI는 단순히 데이터센터 몇 개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라, 로봇과 자동차 등 개체 하나하나에 작은 데이터센터가 들어가는 개념"이라며 "모든 기기마다 고성능 메모리와 AI 반도체가 탑재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자율주행차와 로봇은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되더라도 즉각적인 판단이 필요한 만큼 기기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 컴퓨팅' 구조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HBM(고대역폭메모리)과 AI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로봇이 계단을 오르다 넘어질 상황에서 클라우드에 물어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실시간 반응을 위해 기기 내부에 고성능 AI 반도체와 메모리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관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도 HBM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고 센터장은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한국 기업들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제조업 기반이 탄탄해 AI 학습용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기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앞으로 AI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보다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과 제조 현장을 동시에 가진 드문 나라"라고 평가했다.

또 "로봇과 자율주행은 결국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느냐가 핵심"이라며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강하고 차량 운행 밀도도 높아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피지컬 AI 확산이 반도체뿐 아니라 전기전자·통신·자동차·방산·전력 인프라까지 산업 전반의 투자 확대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 센터장은 "AI가 현실 세계로 나오기 시작하면 결국 반도체가 산업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며 "피지컬 AI 시대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