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장 만나는데 20년 걸렸다”

엄재희 기자 2026. 5. 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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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청소노동자 결의대회 열고 원청교섭 촉구
▲ 공공운수노조(위원장 엄길용)가 21일 오후 연세대 공학관 앞에서 '대학 청소·경비·시설·주차노동자 전국집중 결의대회'를 열었다. <엄재희 기자>

"교섭요구 사실공고 한 장이 우리의 팔자를 바꾸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한 장으로 대학, 이 세상이 바뀌기 시작할 것입니다"

빗방울이 날리는 21일 오후 연세대 공학관 앞에서 '대학 청소·경비·시설·주차노동자 전국집중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미정 공공운수노조 성공회대분회장은 성공회대가 지난 14일 공지한 교섭요구 사실공고문을 한 손에 들어올리며 이렇게 외쳤다. "드디어 진짜 사장을 교섭 자리에 앉혔습니다. 이를 현실로 만드는 데 20년이 걸렸습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 대학에서 모인 400여명의 청소·경비·시설·주차노동자 조합원이 자리했다. 이들은 이 분회장의 발언에 환호를 보냈다. 성공회대와 인덕대는 각각 지난 14일과 19일 교섭요구 사실공고를 했다.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교섭요구사실 미공고 시정신청 인용 결정문이 송달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지노위는 결정문에서 성공회대 청소노동자의 휴게실 등 작업환경 개선 요구 부분에 대해 성공회대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성공회대와 인덕대 청소노동자들은 휴게공간 확보와 와이파이 이용권 보장 등을 교섭 안건으로 요구해 왔다. 대학과 첫 직접교섭을 시작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남경화 인덕대분회장은 "대학과 직접 마주하는 자리가 마련돼 매우 기쁘다"며 "이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경북 포항에 소재한 한동대는 이날 상견례에 이어 1차 교섭을 여는 등 한 발 더 나아갔다.

이처럼 대학가 원청교섭의 첫 빗장이 풀리면서 다른 대학에서도 원청교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4일 고려대·덕성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연세대·중앙대·카이스트 8개 대학을 상대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을 제기했다. 13일에는 충청대와 울산대가 원청교섭을 요구했다.

추가로 원청교섭을 준비하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김제필 명지대분회장은 "6월 중 교섭요구를 위해 조합원 교육과 간담회를 계속하고 있다"며 "올해 교섭에서 노조 사무실만큼은 꼭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 뒤 연세대 학내를 행진하며 원청교섭을 촉구했다. 이들은 "진짜 사장 총장님과 진짜 교섭을 시작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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