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과 어떻게 승부해?"…'2루 위기 등판→KK 탈출' 80억 포수와의 남다른 야구 토론, 첫 홀드 결실로

조형래 2026. 5. 2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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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OSEN=대전, 조형래 기자] “(유)강님이에게 물어봤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투수 현도훈이 다시 한 번 팀의 위기를 구원해낸 역투를 펼쳤다. 현도훈은 2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5-2로 추격을 당하던 6회말 1사 2루에서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8-2 완승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이날 현도훈은 선발 나균안이 6회 1사 후 강백호에 2루타를 맞은 뒤 1사 2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앞서 5회 한화가 2점을 만회하며 추격했고 또 다시 롯데를 바짝 뒤따르는 흐름이었다. 6회가 경기의 승부처가 됐다. 타선도 노시환 허인서 김태연 등 까다로운 타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러나 현도훈은 늘 그렇듯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처럼 위기를 극복했다. 1사 2루에서 첫 타자 노시환과 승부를 3볼로 시작했다. 불안감이 증폭됐다. 하지만 이내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이후 슬라이더를 던져 파울을 만들어냈다. 노시환이 어정쩡한 스윙으로 현도훈의 공을 쳐냈다. 그리고 풀카운트에서 144km 패스트볼을 꽂아넣으며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2사 2루 한고비 넘겼지만 또 한 방이 있는 허인서가 들어섰다. 경험은 적지만 실투는 놓치지 않는 거포 포수다. 허인서와 승부도 2볼로 시작했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다. 커터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슬라이더 연속 2개를 던졌고 모두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두 타자 모두 불리한 볼카운트로 타자와의 승부가 시작됐지만 결국 현도훈이 모두 삼진을 잡아내는 결과를 만들었다.

롯데는 한고비를 넘겼고 7회초 레이예스의 적시타가 나오며 6-2로 달아났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현도훈은 선두타자 김태연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황영묵을 유격수 병살타로 솎아내면서 2아웃을 만들었고 심우준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멀티이닝 홀드를 완성했다. 데뷔 첫 홀드이기도 했다. 

올해 첫 승, 첫 홀드 등 필승조로 도약하면서 모든 기쁨들을 만끽하고 있다. 그동안 아쉬움이 가득했던 상황들이 말끔히 사라졌다. 확실한 1군 필승조급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올해 모든 게 처음인데 처음은 항상 기쁜 일인 것 같고 기분이 좋다. 좋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서 너무 좋다”고 웃었다. 등판 상황에 대해서는 “(나)균안이 주자였기에 잘 막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면 항상 욕심이 생겨서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더라. 그래서 최대한 욕심을 버리고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라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위기에서 만난 첫 타자 노시환을 잘 처리했기에 위기도 극복하고 승부처도 지배할 수 있었다. 최근 포수 유강남과 나눴던 대화가 주효했다. 현도훈은 “그저께 (유)강남이에게 상대팀 노시환 선수의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승부하면 좋겠냐고 물어보고 얘기를 좀 나눴다”면서 “그때 들었던 조언들과 오늘 (손)성빈이가 했던 얘기들과 냈던 사인들이 얼추 비슷하게 맞아 떨어져서 좋은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포수들의 노력을 결실로 이끌어내고 싶다고도 다짐한다. 그는 “우리 포수들이 정말 공부를 많이 한다. 볼배합과 타자들의 스윙을 분석해서 공부를 정말 많이하는데 이런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커맨드 실수 없이 계속 좋은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도 현도훈을 점점 신뢰하고 있다. 다만, 시야를 넓히라는 조언을 해줬다. 그는 “감독님께서 얼마 전에 상황과 경기 전체 흐름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어떤 상황인지 잘 인지하려고 노력했고 포수와의 볼배합과 사인을 잘 연결시켜서 다시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욕심도 버리고 감정도 배제한 채, 묵묵히 기계처럼 공을 던진다.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1⅔이닝 분투 끝에 끝내기 패배를 당해 패전 투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도훈은 득도의 경지에 올라섰다. 그는 “두산 타자들도 다 아는 선수들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다. 승부의 세계는 어쩔 수 없다. 저도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지는 사람이 있으면 이기는 사람이 있는 것이니까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야구장을 나오는 게 매일매일 새롭고 행복한 마음이다”며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꽃피우고 있는 현도훈이다. 그는 “내가 공 던지는 것을 좋아하더라. 올해 목표도 성적을 내고 1군에 올라오는 것들이 목표가 아니었다. 그래서 구단에 소속돼서 마운드에서 공을 많이 던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면서 “목표가 바뀌지 않았다. 그저 야구를 오래하고 공을 계속 던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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