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반려가구' 표심 잡아라…6.3 선거에 부는 '펫심·펫보험' 바람

김남희 기자 2026. 5. 22.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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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반려동물보험 공공 영역으로"
'공공형 펫보험' 도입·가입 지원 공약도
보험권 "수의업계·금융권과 연결망 구축"
[출처=구글 ]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표심 경쟁이 뜨겁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주목받는 격전지 중 하나는 바로 1500만 명에 달하는 '반려인'의 표심, 이른바 '펫심(Pet心)'이다.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고해짐에 따라, 각 후보는 반려가구의 가장 큰 가려운 곳인 의료 비용을 겨냥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쟁점은 과도한 병원비 문제를 해결할 '반려동물보험(펫보험) 활성화' 및 '진료비 체계 개편'이다. 서울특별시장 선거를 비롯한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 후보들이 제시한 반려동물 의료비 관련 공약을 심층 취합하고, 각 후보의 접근 방식과 정책적 실효성을 다각도로 분석해 본다.

◆출마 후보들 "반려동물보험(펫보험) 공공의 영역으로"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그동안 민간의 영역에 머물며 가입률 1% 안팎의 한계를 보였던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을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파격적인 공약들이 쏟아져 나와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지자체가 직접 보험 프로세스에 개입하겠다는 '보험 전면 내세우기'파와, 구조적 인프라를 먼저 개선해 의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대안 해법'파의 치열한 정책 경쟁이 주목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을 투입해 펫보험 문턱을 낮추겠다는 공약이다. 높은 보험료와 까다로운 가입 조건 때문에 외면 받던 민간 펫보험의 한계를 공공 지원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일상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민생 공약의 일환으로 '반려동물 공공의료보험' 도입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시도되는 이 정책은 민간 보험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시민들의 기초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구조다.

박 후보의 공약은 반려가구의 월 보험료 부담을 5000원에서 1만원 선의 파격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내장형 등록 칩 무료 지원 사업과 공공의료보험 가입을 연계하여 반려동물 등록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보험요율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후보 측은 "진료비가 두려워 병원을 찾지 못하는 시민이 없도록 동물 등록부터 보험까지 반려가족의 근본적인 안전망을 마련하겠다"라며 재정적 실행력을 자신했다.
[출처=오픈AI ]

◆'공공형 펫보험' 도입과 가입 지원 공약 세트

경기도 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및 광역의원 후보들을 중심으로 '공공형 펫보험' 도입과 가입 지원 공약이 원팀 형태로 잇달아 제시되고 있다. 경기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대규모 양육 가구가 밀집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지자체가 단체 보험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가입비 일부를 보조하는 방식의 생활밀착형 공약을 구체화했다.

이들은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파산을 막고 유기동물 발생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공공이 보험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자체가 직접 인증하거나 지원하는 공공형 펫보험을 통해 가입률을 끌어올리면 손해율이 안정화되어 장기적으로 반려가구 전체의 의료비 부담이 경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보험' 대신 '구조'를 바꾼다…서울권 후보들의 대안적 의료비 해법

반면, 반려동물 의료비 완화라는 최종 목적지는 같지만 '보험'이라는 금융적 접근 대신 동물병원 진료 체계 자체를 손보거나 직접적인 공공 인프라를 확충하는 대안적 해법을 제시한 주요 후보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제도적 기반이나 공공 지원 없이 보험만 도입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료비 체계를 투명하게 바꾸는 구조적 개혁을 제시했다. 정 후보의 핵심 공약은 '진료비 표준수가제 단계적 도입'이다. 현재 의료비 예측이 불가능해 보호자들이 겪는 혼란을 막기 위해 처방 및 검진의 필수 항목을 공개하고 가격을 표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 측은 진료비 표준수가제가 정착되어야만 비로소 민간 보험사들도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펫보험 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시장의 가격 불확실성을 공공이 먼저 제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펫보험 활성화를 견인하겠다는 '인프라 우선주의' 접근법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시장을 직접 규제하는 방식보다는 공공 인프라 확충과 세제 혜택을 통한 우회적 해법을 내놓았다. 오 후보의 핵심 카드는 '권역별 공공동물병원 지정 운영'과 '동물 진료비 소득공제' 정책이다.

취약계층이나 일반 시민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동물병원을 지정해 기초 의료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한편, 연말정산 시 동물 진료비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추진하여 반려가구의 실질적인 지출을 보전해주겠다는 방안이다. 이는 인위적인 요율 통제보다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재정적 혜택을 다각도로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과거 대선 주자들의 반려가구 '펫심 잡기'

이 같은 지방선거 후보들의 공약 경쟁은 중앙 정치권의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한다. 과거 제21대 대선 과정에서 주요 대선 주자들 역시 반려동물 의료비 완화를 주요 민생 과제로 다루며 전국적인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당시 후보 등은 동물병원 진료비 부가세 면제 확대와 펫보험 표준약관 제정 등 중앙정부 차원의 법제화 기반을 약속했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각 지자체 후보들이 들고나온 '공공의료보험'과 '소득공제' 등의 공약은 과거 대선에서 논의됐던 거시적 방향성을 지역 사회의 실정에 맞게 구체화한 '현장형 변형 모델'로 볼 수 있다.

◆공공 펫보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반려동물보험 공약은 1500만 반려가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박형준 후보의 공공의료보험이나 경기지역 후보들의 공공형 펫보험은 의료비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매우 전향적인 시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이 선거용 선심성 정책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하려면 두 가지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첫째는 안정적인 재정 확보다. 지자체의 예산으로 보험료나 기초의료비를 지원하는 방식은 급격한 손해율 상승 시 지방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앙정부와의 국비 매칭이나 정교한 재정 시뮬레이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둘째는 수의업계 및 금융권과의 거버넌스 구축이다. 진료비 투명화와 표준수가제, 소득공제, 공공보험 도입 등 모든 정책은 결국 현장 수의사들의 협조와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 의지가 맞물려야 완성된다고 보험업계는 설명했다.

동물권을 인간 복지의 연장선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이번 선거에서, 펫보험을 중심으로 한 의료 안전망 구축 공약이 단순한 구호를 넘어 반려가구의 삶의 질을 바꾸는 실질적인 제도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B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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