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찾는 외국인 줄었는데”…한국인만 87만명, 나홀로 ‘역주행’ [숫자 뒤의 진실]
한국인은 21.7% 늘며 1위, 중국은 56.8% 급감
엔저·근거리 수요 여전…항공료 변수 ‘새 부담’
“일본 찾는 외국인 줄었는데…”

한 손에는 여권, 다른 손에는 항공권 예약 화면이 들려 있었다. 일본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한국인의 일본행 발걸음은 오히려 더 늘었다. 국내 해외여행 수요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민해외관광객은 229만3716명으로 집계됐다. 4월 국내 출국 통계는 아직 확정 공표 전이지만, 일본정부관광국이 발표한 방일 통계에서는 한국인이 전체 국가·지역 중 가장 많았다.
◆엇갈린 ‘방일 관광’ 흐름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369만22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줄어든 수치다. 올해 1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물론 전체 흐름을 단순한 위축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JNTO는 4월 방일 외국인 수가 올해 월별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고, 1~4월 누계도 2년 연속 1400만명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줄어든 시장과 늘어난 시장이 뚜렷하게 갈린 셈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곳은 한국이었다. 4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87만86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7% 늘었다. 대만도 64만3500명으로 19.7% 증가했다. 가까운 거리와 촘촘한 항공편, 엔저 흐름이 맞물리면서 한국과 대만의 일본행 수요는 여전히 강했다.
반대로 중국발 수요는 크게 꺾였다. 4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33만700명으로 1년 전보다 56.8% 줄었다. 지난해 말 이후 이어진 중·일 관계 경색, 중국 당국의 일본 여행 자제 권고, 항공편 조정 등이 겹치며 감소 폭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 이후 중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이후 중국 주요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항공권에 대해 무료 변경·환불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 흐름은 4월 중국인 방일객 감소에도 영향을 준 변수로 꼽힌다.
호주와 유럽 일부 시장도 줄었다. 호주는 11.1%, 영국은 13.8%, 이탈리아는 34.2% 감소했다. JNTO는 지난해에는 부활절 연휴가 4월 중·하순에 집중되며 유럽 관광객이 늘었지만, 올해는 휴가 시기가 3월과 4월로 나뉘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항공료 변수 커진다
일본 관광당국이 주시하는 또 다른 변수는 항공료다.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흐름이 항공사 유류할증료와 운임에 반영될 경우, 장거리 여행 수요뿐 아니라 근거리 여행객의 비용 계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무라타 시게키 일본 관광청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인상이 방일 관광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 환경 변화 속에서도 더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일본을 찾을 수 있도록 전략적인 방일 프로모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노선이라도 가격 차이가 크게 나면 출발 날짜를 다시 찾아보거나 다른 나라 항공권과 비교하는 사람이 많다. 여행지를 먼저 정하기보다 항공권 가격표를 보고 최종 목적지를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짧은 비행시간과 촘촘한 항공 노선 덕분에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부담 없이 선택하는 해외여행지 중 하나”라면서도 “연휴 기간에는 가격 상승이 빠르게 나타나는 만큼 환율과 항공권, 숙박비를 함께 비교해 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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