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하고 계획적"… '스파이게이트' 사우샘프턴 징계 결정문 공개, EFL이 벌금 대신 승격 박탈한 이유

<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EFL(잉글랜드 풋볼리그)가 상대팀 염탐 행위가 발각돼 프리미어리그 승격 기회를 날린 사우샘프턴을 향한 징계 결정문 전문을 공개했다. 결정문에는 사우샘프턴이 심각한 직업 윤리 위반을 저질렀으며, 단순 벌금 대신 승격 자격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선택한 이유가 상세히 담겼다.
EFL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들즈브러를 상대한 2025-2026 잉글랜드 챔피언십 디비전 승격 플레이오프 원정 1차전을 앞두고 상대 훈련을 염탐하다 적발된 사우샘프턴의 항소가 최종 기각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사우샘프턴의 미들즈브러전 승리는 취소됐으며,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은 헐 시티와 미들즈브러의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사우샘프턴은 이번 징계와 관련해 잘못 자체는 인정했지만 승격 기회까지 박탈한 처분은 지나치다며 항소했다. 매슈 르 티시에, 게리 리네커 등 일부 축구계 인사들 역시 과도한 징계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EFL은 사우샘프턴이 왜 이 같은 중징계를 받아야 하는지 결정문을 통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EFL은 사우샘프턴 행위를 "비열하고 계획적인 규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EFL에 따르면, 사우샘프턴은 상사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젊은 직원을 압박해 염탐 임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행동 자체가 도덕적으로 잘못됐다고 느끼면서도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FL은 "사우샘프턴은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해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방식으로 상대 훈련장에 접근했다"라며 "이 사건은 단순한 일탈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비밀 정탐과 영상 분석을 위해 하급 직원들을 이용한 방식은 특히 개탄스럽다. 해당 직원들은 고용 안정성이 부족했고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취약한 위치에 있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 유사 사례로 20만 파운드(약 4억 원) 벌금 징계를 받았던 리즈 유나이티드 사례처럼 재정적 제재로 끝냈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EFL은 승격이 걸린 플레이오프라는 특수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우샘프턴이 승격할 경우 벌금 액수를 훨씬 뛰어넘는 경제적 이익을 얻기 때문에 단순 재정 제재만으로는 억지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EFL은 "플레이오프 경쟁의 무결성은 심각하게 훼손됐다. 사우샘프턴의 행동은 불공정한 이점을 얻기 위한 의도적 시도였다. 이번 사건에서는 반드시 대회 퇴출 조치가 필요하다. 재정적 제재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오히려 규정 위반을 장려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결정문에 명시했다.
뿐만 아니라 EFL은 당초 사우샘프턴에 승점 6점 삭감 징계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우샘프턴이 혐의를 인정하고 조사 과정에 협조한 점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승점 4점 삭감으로 조정했다.
한편 이번 사태 중심에 있는 톤다 에케르트 감독은 현재 경질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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