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공포에 인도-아프리카 정상회의 무기한 연기… 미, 입국 공항 전면 제한

권순욱 2026. 5. 2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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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뉴델리 정상회의, 에볼라 발목 잡혀 연기
“방역에 전념하라”… 인도·AU, 전방위 지원 약속
미국, ‘에볼라 발생국’ 체류자 덜레스 공항 입국 강제
민주콩고·우간다 감염 추정만 600건… 사망자 139명
콩고민주공화국에 설치된 임시 진료소. 로이터=연합뉴스.


아프리카를 강타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국제 외교 무대와 전 세계 방역망이 일제히 얼어붙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우간다를 중심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11년 만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대규모 국제 정상회의가 개막을 고작 일주일 앞두고 전격 연기됐다. 전 세계적인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정부는 특정 국가 체류자에 대한 입국 공항을 단 한 곳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빗장 걸어 잠그기에 나섰다.

에티오피아에 본부를 둔 아프리카연합(AU)과 인도 정부는 21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오는 28~31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4차 인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전염병 확산이라는 비상사태 속에서 향후 구체적인 재개최 일정은 양측이 추후 협의를 통해 다시 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연기 결정은 아프리카 대륙 내부의 보건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AU와 인도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보건 상황과 대응 노력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눈 끝에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이 대륙 전체에서 우려가 커지는 공중 보건 문제에 대해 전념할 수 있도록”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2008년 뉴델리 첫 개최 이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취임 이듬해인 2015년 3차 회의를 끝으로 무려 11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에볼라라는 복병을 만나 발목이 잡혔다.

인도 정부는 외교적 연대감을 강조하며 방역 지원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인도는 아프리카 각국 정부 및 국민과 연대를 재확인하며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아프리카CDC)가 주도하는 확산 방지 노력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측은 “연대와 상호존중, 남-남 협력에 기반하고 평화와 발전, 번영, 국민 복리를 공통으로 추구하는 오랜 동반자관계를 재확인한다”라고 덧붙였다.

에볼라의 위협은 아시아를 넘어 북미 대륙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바이러스의 자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에볼라 확산 지역을 거쳐 온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초강력 검역 조치를 발령했다. 미 국무부는 같은 날 보건 경보를 발령하고, 미국 도착일 기준 21일 이내에 민주콩고와 우간다, 남수단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모든 입국자는 워싱턴DC 인근의 워싱턴덜레스국제공항(IAD) 한 곳으로만 입국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지역을 방문했던 이들을 상대로 검역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장치다. 앞으로 지정된 워싱턴덜레스국제공항에서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토안보부(DHS) 등이 합동으로 입국자를 상대로 상향된 수준의 정밀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현재 아프리카 현지의 상황은 심각한 일촉즉발의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민주콩고 한 곳에서만 발견된 에볼라 의심 사례가 600여 건에 육박한다. WHO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감염 추정 사례가 약 600건이고 사망자는 139명”이라고 밝혔으며, 감염자 대비 추정 사망자를 고려할 때 치명률이 23%를 넘나들고 있어 지구촌의 보건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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