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사과 진정성은?…시민 반응은 ‘싸늘’

하루 세 차례나 사과문을 고쳐쓰고, 다시써도, 무성의하고 임기응변식 사과라는 지적이 거세고 담당 사장을 해고해도 꼬리자르기식 대응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일각에서는 국가폭력으로 수많은 시민이 희생된 사건을 오락거리로 희화화해 상업적 마케팅으로 활용해놓고도, ‘사과 했으니 받아줘’, ‘찾아갔으니 만나줘’라는 식으로 사과도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중단한 직후 ‘스타벅스 코리아’ 명의로 사과문을 두 차례 게시했다.
최초 사과문은 “이벤트의 일환으로 ‘탱크’ 텀블러 시리즈 등을 프로모션 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문구가 사용됐음을 발견했다”며 “행사는 중단했다.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 는 등 간단한 형식으로 올렸다.
이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이 재차 올라왔다. 조금 더 긴 내용으로 올렸는데, “내부 검수가 철저하지 못해 물의를 일으켰다”는 취지였다. 손 대표는 해당 사과문 게시 이후 경질됐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명의로도 “있어서도 안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사과문이 올라왔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수차례 사과문을 변경하면서 충분한 고민없이 사과문을 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 후속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 관리 잘 하겠다’는 수준인데다, 사과받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 알 수 없고 문제의 문구를 사용한 원인, 담당 직원 의도,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 등이 빠져있는 형편이다. 최고책임자인 정용진 회장도 본인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빠트렸다.
김수완 신세계그룹 부사장은 5·18 당사자들에게 연락도 하지 않고, 밤중에 5·18기념재단과만 통화한 뒤 대뜸 찾아왔다. 보여주기식 사과라는 비판이 나올만하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가해자의 논리’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 회장의 사과문을 보면, 마치 자신을 내부 직원 소행에 따른 피해자인 것처럼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며 “5·18 당사자 뿐 아니라 전국의 스타벅스 직원들까지,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한 어떤 이해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려면, 우선 모든 일이 자신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어떤 처분을 내릴 지 밝혀야 한다”며 “그로부터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피해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 사과문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 회장이 직접 나서서 광주를 찾아 사과를 하고, 직원 교육은 물론 전직원 봉사활동 등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송지현 조선이공대 프랜차이즈경영학과 교수도 “단순 사과문 발표 수준을 넘어 시민사회와 5·18 당사자들과 직접 소통, 내부 교육 등 실질적인 재발 방지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신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윤주은 기자 yu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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