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는 뉴 산업혁명… 인구 절벽 한국 구할 대안 될 것”

최아리 기자 2026. 5. 2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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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인류의 삶을 바꿀 휴머노이드의 미래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지능이 몸을 갖는 순간: 휴머노이드가 여는 물리적 지능의 시대 세션에서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장경식 기자

2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둘째 날은 로봇이 문을 열었다. 이날 다이너스티홀에서는 강연에 앞서 아이엘로보틱스와 애지봇이 협업해 만든 휴머노이드 ‘아이엘봇’이 2분간 고관절·무릎 등 온몸의 관절을 활용한 춤 동작을 선보인 뒤 두 발로 걸어 무대를 내려왔다.

올해 ALC에 참석한 데니스 홍, 한재권, 가이 호프만 교수 등 세계 유수의 로봇 전문가들은 피지컬 AI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 한국의 역할에 대한 통찰을 제시했다. 로봇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세션이 끝날 때마다 연사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로봇 경쟁력 핵심 요소 ‘물리 데이터’

이날 강연에는 로봇공학계의 사제(師弟)가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데니스 홍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교수와, 그가 버지니아공대 시절 지도한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다. 홍 교수는 로봇 메커니즘 연구소 ‘로멜라(RoMeLa)’ 설립자로 워싱턴포스트(WP)가 ‘로봇공학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평했다. 한 교수는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에이로봇(AeiROBOT)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한다.

홍 교수는 ‘지능이 몸을 갖는 순간: 휴머노이드가 여는 물리적 지능의 시대’ 세션에서 피지컬 AI의 핵심 과제로 ‘데이터’를 지목했다. 그는 “챗GPT는 텍스트, 소라(Sora)는 영상을 인터넷에서 가져와 학습했지만, 로봇이 배워야 할 관절의 위치·속도, 충격·마찰 같은 물리적 데이터는 인터넷에 없다”며 “데이터를 어디서 얻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날 로멜라와 관련한 두 가지 새로운 사실도 공개했다. 먼저 데이터 수집 장갑 ‘덱스엑소(DexExo)’다. 사람이 장갑을 끼고 일상 작업을 하면 장갑 끝에 연결된 로봇 손이 같은 동작을 수행하며 촉각·힘 정보까지 수집하는 장치다. 그는 “벤치마크 결과가 유망하다. 몇 주 후 로보틱스 콘퍼런스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학계 최초의 ‘달리는 휴머노이드’ 아르테미스의 공식 은퇴도 선언했다. 새로운 형태의 로봇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영화 산업과 협업한 로봇 ‘코스모’와 헬륨 풍선 몸체로 절대 넘어지지 않는 안전한 보행 로봇 ‘발루’ 등을 소개한 그는 “AI는 훌륭한 개척지이지만, 손에 망치를 쥐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며 “모든 문제를 AI로만 풀려 해선 안 되고 본질을 이해해 적절한 도구를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 5월21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의 세션 '피지컬 AI X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과 노동의 미래' 에서 한재권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태경기자

◇“휴머노이드는 인구 절벽의 대안”

이어 무대에 오른 한 교수는 ‘피지컬 AI ×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과 노동의 미래’ 세션에서 휴머노이드를 인구 절벽 시대의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규정했다. 그는 “1970년 100만명을 넘던 신생아가 2025년 약 25만명으로 줄었다”며 “인간의 다양한 일을 대신하는 범용 기계인 휴머노이드가 그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이 기술 개발을 넘어 생산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배터리·추론형 반도체·액추에이터 등 부품 공급망과 제조 현장 데이터를 모두 갖춘 한국은 중국에 맞설 카드를 쥐고 있다”고 했다. 휴머노이드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에는 “신기술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우려는 100년간 반복돼 온 이야기”라며 “자동차 이전엔 마부가 있었지만, 우리는 신호등 같은 법·제도·문화로 부작용을 극복해 왔다”고 답했다.

◇“로봇 멋진 영상은 편집의 힘” 비판도

낙관론에 제동을 건 목소리도 있었다. 가이 호프만 코넬대 기계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AI 시대,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묻다’ 세션에서 “로봇은 일반적으로 잘 작동하지 않는다. 멋진 영상은 로봇이 가장 잘한 순간만 편집한 것”이라며 최근 휴머노이드 열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호프만 교수는 “내 박사 논문 제목은 ‘도구에서 팀원으로서의 로봇’이었지만, 25년이 지난 지금은 로봇을 팀원에서 도구로 되돌려 놓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율 주행차도 상용화까지 30년 넘게 걸렸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과 심리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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