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 반도체 핵심 경쟁력은 전력 효율”

박정훈 기자 2026. 5. 2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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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
2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세션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AI 패권 다툼의 핵심 동력: 컴퓨팅 효율의 혁신’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우리나라는 조선·자동차 등 하드웨어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해낸 경험이 있는 나라입니다. AI 반도체 역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AI 패권 다툼의 핵심 동력: 컴퓨팅 효율의 혁신’ 세션 강연과 본지 인터뷰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 부품 산업이라면 AI 반도체는 완성차 산업과 같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백 대표가 이날 강연과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은 ‘전력 효율’이었다. 그는 “몇 개월 전만 해도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AI 에이전트 수백 개를 동시에 돌리는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AI 산업의 병목은 연산 능력 그 자체보다 전력과 에너지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전력 공급 시설과 냉각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AI 패권 경쟁은 얼마나 적은 전력으로 AI를 효율적으로 구동하느냐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양인성

현재는 엔비디아 GPU 솔루션이 AI 컴퓨팅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결국 더 전력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백 대표의 전망이다. GPU는 원래 범용 그래픽 연산용 반도체를 AI 학습용으로 확장해 사용해온 구조라 전력 소모와 발열이 크지만, NPU(신경망처리장치) 같은 AI 전용 칩은 특정 AI 연산에 맞춰 설계돼 같은 작업을 더 적은 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이런 변화가 이미 글로벌 AI 산업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은 이미 자체 AI 칩인 TPU에서 구동되고 있고, 중국 역시 미국 제재 속에서 화웨이 중심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GPU가 여전히 시장 중심이긴 하지만 AI 서비스 사용량이 폭증할수록 GPU 외에도 더 전력 효율적인 AI 전용 칩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오사AI가 개발한 AI 추론용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나온 제품이다. 백 대표는 “처음 설계할 때부터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이 전력 효율이었다”며 “에어쿨링 기반 기존 데이터센터에서도 쉽게 수용할 수 있도록 전체 전력을 200W 수준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구동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퓨리오사AI의 AI 반도체는 현재 상용화 단계에도 들어섰다. 백 대표는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이미 자사 AI 서비스에 저희 칩 도입을 검토하거나 일부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더 전력 효율적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서 RNGD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K팝 등 문화 산업의 성공 역시 기술 산업에 자신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백 대표는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대표가 ‘음악 산업을 글로벌하게 성공시킨 나라는 기술 산업도 성공시킬 역량이 있다’고 하더라”며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이 원하는 감각과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산업화할 수 있는 생태계와 인재 풀이 형성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AI 반도체 역시 젊은 인재들의 혁신성과 축적된 엔지니어링 생태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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