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무회의에 반대 토론 없다는 이석연의 고언 경청하길

2026. 5. 2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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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보면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석연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이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토론과 반대 의견 개진 없이 내려진 결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역사가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무회의가 공개되고 있지만, 반대 토론이 없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직접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듯한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국정에 대한 대통령의 이해도가 높더라도 장차관 등이 자유롭게 반론을 개진할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으면 대통령 지시가 그대로 정부 정책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이견을 들으려 해도 상명하복의 문화를 떨쳐내기 어려운 게 관료사회다. 그런데 당국자들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다그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일이 여러 번 있었다. 당국자들은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충분한 토의는 이어지지 않았다. “당황하는 국무위원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낄지 모르겠지만, 상황을 보는 국민 눈과 정권 눈 간의 괴리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이 위원장의 고언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중도보수 인사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이 영입했다. 그는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위헌”이며 ‘법 왜곡죄’는 “문명국의 수치”라고 했었다. 그런 그가 이 대통령에게 “진정한 국민 통합을 위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쪽 통합”이라고 말한 것은 귀에 거슬리더라도 받아들여야 할 조언이다. 이 위원장에 대해 청와대 행정관이 ‘엄중히 고지한다’라는 표현을 쓰며 오만한 태도를 보인 것이 쓴소리해 온 인물과 거리를 두려는 정권 기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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