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이준석’ 데자뷔? 한동훈, 단일화 없이 완주할까
2년 전 이준석과 닮은 점…‘국힘 수장→축출’ ‘무연고 출마’ ‘팬덤 보유’
동탄 모델과 상황 다르단 분석도…한동훈-박민식 모두 “단일화는 없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무소속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를 2주 남기고 오차범위 내 근소한 격차지만 첫 골든크로스를 만들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지난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 3자 혈투 속 막판에 치고 올라가서 험지를 공략했지 않나. 그때의 데자뷔다."(親한동훈계 국민의힘 의원)
'대권 주자' 한동훈의 운명을 가를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정치권에선 2년 전 총선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깜짝 이변을 만들어낸 '동탄 모델'과 데자뷔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차범위 이내이기는 하지만, 한동훈 후보가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첫 1위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자 한 후보 캠프 내부에선 "보수 단일화 없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도 감지된다. 물론 하 후보의 간판인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 등 각종 변수를 고려할 때 여전히 승부는 팽팽하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하정우·한동훈 두 후보의 접전 구도 속 박민식 후보가 뒤에서 추격하는 형국이다. 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조사(17~19일 부산 북갑 유권자 500명 대상) 결과에선 한 후보가 34.6% 지지율을 얻으며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증명했다. 이어 하 후보는 32.9%, 박 후보는 20.5%로 집계됐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17~19일 부산 북갑 유권자 505명 대상)에선 하 후보(35%)가 1위를 기록하며 한 후보(31%)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뤘고, 그 뒤를 박 후보(20%)가 추격했다.
韓측 "장동혁과의 싸움…韓에 보수층 모일 것"
지금의 한 후보와 2년 전 이 대표의 상황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연고도 없고 민주당 우세 지역이던 화성을에 출마해 거대 양당 후보와 혈투를 치렀다. 결국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공영운 당시 민주당 후보(39% 득표)와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인 한정민 당시 국민의힘 후보(17% 득표)를 누르고 42.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국민의힘 전임 대표 타이틀을 바탕으로 한 높은 인지도와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층 팬덤, 그리고 지역 맞춤형 전략 싸움이 유효하게 작용한 결과였다.
한 후보 역시 국민의힘 대표 출신이지만 당내 계파 갈등 속에서 현 장동혁 지도부에게 제명당한 인물이다. 여기에 대권 유력 주자로서 팬덤을 등에 업고 있다. 또 이 후보의 지역구인 동탄과 한 후보가 출마한 부산 북갑 모두 정당 일체감이 비교적 적은 곳으로 꼽힌다. 동탄의 경우 젊은 층 유입으로 정당 일체감이 약한 것처럼, 부산 북갑 역시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총선에서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를 선택해 교차투표 경험이 있는 지역이다.
취재에 따르면, 한 후보 측에서도 이때 이 대표가 이룬 '동탄 모델' 등을 참고해 남은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는 전언이다. '동탄 모델'이 이뤄지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3자 구도에서 '40-40-20' 지지율 유지다. 이 경우 한 후보가 굳이 박민식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친한계 관계자는 "사실상 박 후보가 아닌 장동혁 대표와의 싸움에서, 보수 주민들도 장 대표와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에 한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고 있다"며 "선거 막판이 되면 더욱 보수층이 결집해 목표로 하는 40%까지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2년 전 이 대표처럼 한 후보가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재명 정부가 현재 60% 이상의 지지율로 순항 중인만큼 한 후보가 하 후보의 '명픽(이재명 대통령 의중)' 프리미엄을 깨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지역구 지형에서도 2030 유권자가 많았던 동탄과 달리, 부산 북갑의 경우 유권자 연령대가 높은 만큼 보수 표심이 한 후보와 박 후보 둘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전략 없이 3자 구도 방치하면 필패 지름길"
결국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는 같은 보수 진영인 한 후보와 박 후보 간 '단일화' 여부다. 다만 현재로선 단일화 기류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지도부를 뒷배로 둔 박 후보 측에선 "단일화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권파인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후보가 당에 끼친 해악과 내부총질로 인해 당원들에게 준 상처가 너무 크다"며 "단일화의 '디귿'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게 당 지도부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후보 측도 역시 같은 입장이다. 친한계 관계자는 "조급한 쪽은 장동혁 대표와 박 후보 측일 것"이라며 "오히려 장 대표 입장에선 차기 당권을 고려해 부산 북갑 의석 한 석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한 후보와 힘을 합치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한 후보가 당선돼 원내에 입성하면 장동혁 지도부는 초토화될 가능성도 있는데 내버려두겠나"라며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각 진영 지지층 결집이나 국민의힘 내부 상황 변화 등 대형 변수에 따라 양측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부산 지역구 의원들도 최근 회동에서 "단일화 없이 이 상태로는 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기도 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부산 지역구 의원은 통화에서 "하나의 의석이지만 부산시장 선거도 견인하고 민주당에서 탈환하는 의미가 있는 만큼, 전략 없이 3자 구도를 방치하는 건 필패의 지름길"이라며 "우리가 또 분열해서 패하는 모습을 더는 보여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부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는 모두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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