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이준석’ 데자뷔? 한동훈, 단일화 없이 완주할까

변문우 기자 2026. 5. 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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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하정우 상대로 첫 지지율 골든크로스…3자 구도 속 2강 굳어지나
2년 전 이준석과 닮은 점…‘국힘 수장→축출’ ‘무연고 출마’ ‘팬덤 보유’
동탄 모델과 상황 다르단 분석도…한동훈-박민식 모두 “단일화는 없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시사저널 이종현·박은숙

"무소속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를 2주 남기고 오차범위 내 근소한 격차지만 첫 골든크로스를 만들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지난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 3자 혈투 속 막판에 치고 올라가서 험지를 공략했지 않나. 그때의 데자뷔다."(親한동훈계 국민의힘 의원)

'대권 주자' 한동훈의 운명을 가를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정치권에선 2년 전 총선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깜짝 이변을 만들어낸 '동탄 모델'과 데자뷔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차범위 이내이기는 하지만, 한동훈 후보가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첫 1위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자 한 후보 캠프 내부에선 "보수 단일화 없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도 감지된다. 물론 하 후보의 간판인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 등 각종 변수를 고려할 때 여전히 승부는 팽팽하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하정우·한동훈 두 후보의 접전 구도 속 박민식 후보가 뒤에서 추격하는 형국이다. 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조사(17~19일 부산 북갑 유권자 500명 대상) 결과에선 한 후보가 34.6% 지지율을 얻으며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증명했다. 이어 하 후보는 32.9%, 박 후보는 20.5%로 집계됐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17~19일 부산 북갑 유권자 505명 대상)에선 하 후보(35%)가 1위를 기록하며 한 후보(31%)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뤘고, 그 뒤를 박 후보(20%)가 추격했다.

韓측 "장동혁과의 싸움…韓에 보수층 모일 것"

지금의 한 후보와 2년 전 이 대표의 상황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연고도 없고 민주당 우세 지역이던 화성을에 출마해 거대 양당 후보와 혈투를 치렀다. 결국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공영운 당시 민주당 후보(39% 득표)와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인 한정민 당시 국민의힘 후보(17% 득표)를 누르고 42.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국민의힘 전임 대표 타이틀을 바탕으로 한 높은 인지도와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층 팬덤, 그리고 지역 맞춤형 전략 싸움이 유효하게 작용한 결과였다.

한 후보 역시 국민의힘 대표 출신이지만 당내 계파 갈등 속에서 현 장동혁 지도부에게 제명당한 인물이다. 여기에 대권 유력 주자로서 팬덤을 등에 업고 있다. 또 이 후보의 지역구인 동탄과 한 후보가 출마한 부산 북갑 모두 정당 일체감이 비교적 적은 곳으로 꼽힌다. 동탄의 경우 젊은 층 유입으로 정당 일체감이 약한 것처럼, 부산 북갑 역시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총선에서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를 선택해 교차투표 경험이 있는 지역이다.

취재에 따르면, 한 후보 측에서도 이때 이 대표가 이룬 '동탄 모델' 등을 참고해 남은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는 전언이다. '동탄 모델'이 이뤄지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3자 구도에서 '40-40-20' 지지율 유지다. 이 경우 한 후보가 굳이 박민식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친한계 관계자는 "사실상 박 후보가 아닌 장동혁 대표와의 싸움에서, 보수 주민들도 장 대표와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에 한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고 있다"며 "선거 막판이 되면 더욱 보수층이 결집해 목표로 하는 40%까지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2년 전 이 대표처럼 한 후보가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재명 정부가 현재 60% 이상의 지지율로 순항 중인만큼 한 후보가 하 후보의 '명픽(이재명 대통령 의중)' 프리미엄을 깨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지역구 지형에서도 2030 유권자가 많았던 동탄과 달리, 부산 북갑의 경우 유권자 연령대가 높은 만큼 보수 표심이 한 후보와 박 후보 둘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한동훈 무소속(왼쪽 부터),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1일 부산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콩국수 나눔 행사에 참석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략 없이 3자 구도 방치하면 필패 지름길"

결국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는 같은 보수 진영인 한 후보와 박 후보 간 '단일화' 여부다. 다만 현재로선 단일화 기류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지도부를 뒷배로 둔 박 후보 측에선 "단일화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권파인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후보가 당에 끼친 해악과 내부총질로 인해 당원들에게 준 상처가 너무 크다"며 "단일화의 '디귿'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게 당 지도부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후보 측도 역시 같은 입장이다. 친한계 관계자는 "조급한 쪽은 장동혁 대표와 박 후보 측일 것"이라며 "오히려 장 대표 입장에선 차기 당권을 고려해 부산 북갑 의석 한 석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한 후보와 힘을 합치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한 후보가 당선돼 원내에 입성하면 장동혁 지도부는 초토화될 가능성도 있는데 내버려두겠나"라며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각 진영 지지층 결집이나 국민의힘 내부 상황 변화 등 대형 변수에 따라 양측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부산 지역구 의원들도 최근 회동에서 "단일화 없이 이 상태로는 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기도 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부산 지역구 의원은 통화에서 "하나의 의석이지만 부산시장 선거도 견인하고 민주당에서 탈환하는 의미가 있는 만큼, 전략 없이 3자 구도를 방치하는 건 필패의 지름길"이라며 "우리가 또 분열해서 패하는 모습을 더는 보여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부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는 모두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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