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21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6·3 부산시장 선거전도 더 뜨거워졌다. 통상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보수 진영에 근거를 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부산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주택 공급, 균형 발전을 놓고 서로 다른 부동산 안정 및 도시 개발 공약을 내세운다. 우선 두 후보의 대표적 부동산 공약을 살펴보자.
전 후보는 해양수산부와 산하 공공기관, HMM(옛 현대상선) 이전에 이어 해사법원을 부산에 설치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련 종사자들의 유입으로 주택 수요를 견인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국가 차원의 인프라 이전을 통해 부산의 부동산 가치와 정주 여건을 근본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공급 대책이 아니라 국가급 기관 이전으로 집값과 주거 안정을 꾀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취지로 접근한다. 전 후보는 또 시민 삶에 밀착한 주거 복지, 지역 지형도를 바꿀 랜드마크 건설 공약을 발표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과 공급 확대로 임대주택 질을 향상하고, 서부산권 낙동강 유역 수변 구역 개발로 동서 균형 발전을 추구한다. 북항 수변 인프라와 결합한 돔 야구장을 건립해, 경기장을 다시 짓는 수준을 넘어 주변 상권과 부동산 시장을 재편하는 랜드마크 공약도 눈길을 끈다.
박 후보는 복합소득 자산 형성, 집 근처 15분 거리 교육·문화 인프라 구축으로 ‘부산을 떠날 이유가 없는’ 구체적 정주 안정화 전략을 취한다. 특히 부산시가 직접 매칭해 부산 거주 청년이 10년간 저축하면 1억 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설계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눈에 띈다. 박 후보는 또 노후 계획도시 정비(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로 주택 공급과 인프라를 확충하는 ‘15분 도시’ 확장을 공약했다. 먼저 노후 계획도시 재건축을 진행 중인 해운대, 화명·금곡 신도시와 추가 대상인 다대지구 등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청년 주거비를 지원하는 공약도 있다.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함께 ‘하단~녹산선’ 등 도심 연결 인프라를 늘려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공약도 냈다.
전반적으로 전 후보는 실질적 주거 비용 감소와 특정 지역 랜드마크화를 강조하고, 박 후보는 도시 전체의 가치 상승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두 후보의 공약이 현실화하면 도시의 기능적 완성도를 높이고, 주거 안정과 국가 차원의 인프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것이다. 전 후보와 박 후보의 공약은 각각 정치적으로 진보와 보수 진영이 지향하는 가치에 기반을 둔 정책임을 알 수 있다.
전 후보 공약의 핵심은 분배와 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주택 공급 방식이 공공성과 지역 균형 발전에 방점을 찍는다. 반면, 박 후보의 기본 방향은 성장과 효율이다. 주택 공급 방식은 신축 확대와 재건축 규제 완화로 정리할 수 있다. 두 후보 공약의 차이는 전통적인 진보, 보수 진영의 정책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동안 진보 진영은 분배 중심으로, 시장의 불완전성을 보완하려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부의 재분배와 소외계층을 보호하는 평등과 정의를 강조해 왔다. 이에 비해 보수 진영은 성장 중심으로,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앞세워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해 왔다.
선거철 부동산 공약은 후보자가 시장 안정과 도시 발전에 깊은 정책적 고민을 하는 긍정적 기제로 작용한다. 이러한 고민이 공약으로 구체화하고 당선 후 실천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시민과의 약속이 이행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다만, 공약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예산 확보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또 현실적 여건을 도외시한 포퓰리즘적 공약 남발을 경계해야 한다. 공약 이행 과정에 시민의 감시와 지속적 관심도 필요하다. 부동산 정책은 진보와 보수 진영 중 어느 한쪽만이 정답일 수 없다. 당선인은 진영 논리를 넘어 부산 발전에 부합하는 상대측 정책까지 포용하는 실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은 수급 불균형과 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 상승·하락 또는 안정 국면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규제 지역 지정, 대출 규제, 세금 정책, 공급 정책이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핵심 정책은 중앙정부가 대부분 서울·수도권 시장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지자체는 정해진 틀 안에서 제한적 공급 정책과 개발 계획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지역별 특수성을 반영한 시장 안정화나 양극화 해소 전략을 펴는 데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

작가 겸 기업인인 세스 고딘은 저서 ‘린치핀(LINCHPIN)’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면 사람들에게 받는 미움조차 기꺼이 감수하고자 하는 열정적인 혁신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 지역 현안인 동서 간 불균형, 주택 양극화, 취약층의 주거 복지를 해결할 세부적 전략은 물론 지역 부동산 문제를 국가적 차원의 의제로 격상해 중앙정부의 정책 변화를 끌어낼 지도자가 필요하다. 미움받는 일을 기꺼이 감수하는 혁신적 부산시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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