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에 멈추는 배송로봇… 인천 청라 ‘실증 거점’

유진주 2026. 5. 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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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첫 개소, 산업부 사업 일환
타워 전체 거대한 ‘테스트베드’로
데이터 기업 제공 등 전문 컨설팅

21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 인천로봇랜드 로봇타워에서 열린 ‘인천 물류로봇 실증 특화 거점’ 개소식에서 물류로봇 시연이 이뤄지고 있다. 2026.5.21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빨간불 신호가 켜지자 바퀴를 굴리며 이동하던 실내외 자율주행 배송로봇이 일제히 제자리에 멈춰 섰다. 잠시 후 초록불로 바뀌자, 이번에는 사족보행 로봇이 실제 도로를 걷듯 턱이 높은 보도를 부드럽게 오르내리며 장애물을 피해 나아갔다. 우리 일상에 바로 적용 가능한 자율주행 로봇들의 실증 현장이다.

21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 인천로봇랜드 로봇타워에서 ‘인천 물류로봇 실증 특화 거점’ 개소식이 열렸다. 산업통상부의 ‘로봇 플래그쉽 지역거점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곳은 수도권에 처음으로 마련된 로봇 실증·검증 전문 거점 공간이다.

인천 물류로봇 실증 특화 거점의 가장 큰 특징은 인위적으로 꾸며진 실험실(모사 현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들이 실제로 업무를 보고 이동하는 인천로봇타워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테스트베드가 됐다. 인천로봇타워 내부에는 자율주행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탑승하고 로비부터 목적 층까지 물건을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로봇이 인식하기 어려운 투명 유리창이나 교차로 상황도 이곳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다.

이날 개소식에서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 시연이 이뤄졌다. 자율주행 로봇들이 건물 내부 곳곳을 다니는 동안 현장 한쪽에 마련된 관제실 모니터에는 로봇 위치와 영상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등이 참여해 구축한 이 관제 시스템은 실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돌발 상황과 에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시연 중 전문가가 고의로 장애물을 막아서며 교착 상황을 만들자, 관제 시스템에 즉각 경고가 뜨며 원격 개입 요청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러한 실증 데이터는 로봇 기업들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된다.

앞으로 로봇 기업들이 이곳 인천로봇센터에 실증을 의뢰하면, 해당 업체 로봇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황별 테스트를 거쳐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인천로봇센터는 분석 데이터를 기업에 제공하는 것과 함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전문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이 기술을 인증해 주는 효과가 있어 향후 기업들의 국내외 납품과 시장 개척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는 게 인천TP의 설명이다.

한규환 인천TP 로봇센터장은 “로봇 관련 실증·인증 장비나 거점 공간은 주로 대구, 경남 등 지방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에 기반을 둔 로봇 기업들은 지방까지 내려가야 하는 애로를 겪었다”며 “인천 거점 개소로 수도권 일대 로봇 업체들의 편의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유진주 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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