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 4번의 선거, 4번의 교체… 인천시장 ‘돌아보기’

한달수 2026. 5. 2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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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대한민국’ 인천, 아홉번째 주자는?

140년 개항 역사를 가진 인천은 항구도시답게 전국 각지에서 사람이 모이는 지역이다.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비롯해 수도권에서도 인천으로 이동해 터를 잡은 일종의 ‘작은 대한민국’이다. 4년 주기로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인천지역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지역 현안과 이슈, 정치적 구도에 따라 균형을 잡는 선택을 해왔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직선제로 선출한 8번의 선거에서 인천시장이 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민선 1·2기 시장을 지낸 故 최기선 전 시장과 3·4기 시장을 지낸 안상수 전 시장 2명뿐이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부터 가장 최근인 8회 지방선거까지 4번의 인천시장 선거에서 인천 유권자들은 ‘변화’를 택했다.


‘야권연대’ 가장 성공적 마무리한 5회
송, 안 8%p 앞질러 여야 성적표 갈라
6회, 누적된 부채 해결 여야 공통공약
유, 송에 2만표차로 신승 ‘역대 최소치’

■ 3선 도전 안상수 저지한 송영길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는 역대 지방선거 역사에서 ‘야권연대’가 가장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선거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 3년 차를 맞아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던 5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권심판론과 국정안정론이라는 두 여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민주진보진영 야당들은 정권심판론을 부각하기 위해 선거연대에 돌입한다. 당시 계양구을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선거연대 범야권단일후보’로 나서 현직 시장인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의 ‘실정론’을 부각했다.

당시 송 후보의 선거 구호는 ‘지난 8년, 위기의 인천. 시장을 바꿔야 인천이 바뀝니다’였다. 인천의 재정 악화를 비롯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 반대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학력 수준 등을 회복하겠다고 나섰다. 3선에 도전한 안 후보는 “인천은 정치실험장이 아닙니다”는 구호를 내세워 당시 40대였던 송 후보를 ‘초보자’라고 저격했다.

접전이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결과는 송 후보(52.69%)가 안 후보(44.38%)를 8%p 넘게 앞지르며 승리했다. 당시 야권연대 진영이 호남과 충청, 강원에서 6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가운데 인천에서도 승리하며 여당인 한나라당보다 1명 많은 광역단체장을 배출했다. 인천의 결과에 따라 여야의 성적표가 달라졌다고도 볼 수 있다.

제5회 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에서 안상수 시장의 3선을 저지하고 당선된 민주당 송영길 후보. 2010.6.2. /경인일보DB


■ 유정복, 송영길에 ‘2만표차’ 신승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는 1·2위 간 격차가 불과 2만1천522표에 불과했을 만큼 치열했다. 민선 3·4기부터 누적된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 수당을 자진 삭감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민선 5기 인천시의 부채 규모는 13조원에 달하는 등 ‘빚더미 도시’라는 오명을 안았다. 현직으로 재선에 도전한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 역시 공약으로 ‘인천시 부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 역시 민선 5기 인천시의 재정 문제를 꼬집었다. 인천시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재무개선기획단’을 운영하고, 여당 후보인 점을 부각해 중앙정부 예산을 대폭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그러나 선거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고, 정부 여당이 사고 수습과 후속 대응 과정에서 실책을 저지르며 국정안정론보다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흐름으로 형성되면서 유 후보가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선거 결과 유 후보가 61만5천77표, 송 후보가 59만3천555표를 얻으며 4년 만에 보수 정당이 인천시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1.75%p로 역대 인천시장 선거 가운데 최소치를 기록했다.

7회, 탄핵·남북관계 개선 표심에 반영
토박이·동문 대결 관심… 박, 유 꺾어
리턴매치 8회, 정권교체 흐름 이어받아
유, 계양·부평 제외 과반 득표로 승리
정당보다 ‘현안·인물 평가 우선’ 경향
민심 바로미터 ‘변화-유지’ 결과 주목

■ ‘남북관계 훈풍’, 인천 표심은 다시 민주당으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2017년 대선의 분위기가 민심에 그대로 반영됐다. 선거를 앞두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지방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의 우세승이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서해5도와 강화도 등 접경지역이 있는 인천에도 남북관계 개선은 호재로 작용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박남춘 후보 역시 ‘한반도 평화경제시대, 두 번째 인천개항이 시작됩니다’라는 선거 구호를 내세워 인천을 서해평화협력경제특구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반면 대통령 탄핵으로 내홍을 겪은 보수 진영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갈라지는 등 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겹쳤다.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워 재선에 성공하기엔 불리한 여건이었다. 민선 3~5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인천시의 채무 비율을 낮추고 수도권매립지 4자 합의 등 성과를 내세웠지만, 후보 개인의 성과만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엔 한계가 뚜렷했다.

개표 결과 역시 남북관계의 훈풍이 반영됐다. 박 후보는 57.66%의 득표율을 올려 유 후보(35.44%)를 20%p 넘게 따돌리고 여유 있게 당선됐다. 내륙 지역에서 대부분 과반 득표를 달성했고, 보수세가 강한 강화군과 옹진군에서도 박 후보가 40% 안팎의 득표율을 올리는 등 압도적인 승리였다.

한편 7회 선거는 민주당계 정당과 보수 정당 모두 ‘인천 태생’ 후보를 공천해 인천 토박이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박 후보와 유 후보는 제물포고 1년 선후배 사이로 동문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렸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 유정복 시장을 상대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 /경인일보DB


■ ‘리턴매치’에서 웃은 유정복

2022년 제8회 지방선거는 그해 대선(3월9일)이 끝나고 정확히 84일 뒤에 열렸다. 대선 결과가 곧 지방선거 결과로 이어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p차로 누르고 정권교체에 성공하며 지방선거 역시 국민의힘에 유리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의 ‘리턴매치’가 성사된 인천시장 선거도 4년 전 상황을 뒤집어 놓은 분위기였다. 정권교체에 힘입어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자처한 유 후보가 ‘제물포 르네상스’ 등 원도심 개발 공약을 내세워 인천시장 탈환에 나섰다.

반면 박 후보는 임기 중 벌어진 각종 악재가 재선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2019 붉은 수돗물 사태, 이듬해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는 일이 벌어지는 등 시민들이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일이 벌어지며 치명타를 입었다. 무엇보다 대선을 통해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한 선거 구도가 이렇다 할 변수 없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진 것도 박 후보에게는 불운이었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두 후보의 운명도 선거 결과와 함께 엇갈렸다. 유 후보는 51.76% 득표율을 올려 박 후보(44.55%)를 7%p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4년 전에는 박 후보가 인천 내륙 지역에서 과반 득표를 올렸다면, 이번에는 유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계양과 부평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5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리며 압승했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시장을 꺾고 당선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2022.6.1 /경인일보DB


■ ‘민심 바로미터’ 인천, 6·3 지방선거는?

인천은 과거부터 충청권과 함께 민심의 바로미터 혹은 스윙 스테이트로 불린 지역이다. ‘수도권의 TK’로 여겨지는 강화군과 ‘인천의 호남’으로 인식되는 부평·계양 등 뚜렷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지역이 있지만, 대체로 어느 한 정당에 힘을 실어주기보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지역 현안과 인물에 대한 평가 등을 종합해 결정하는 경향이 강한 지역이다.

4번의 선거에서 4번의 교체가 이뤄진 배경 역시 현직 시장의 성과에 대한 긍정 여론과 부정 여론이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와 대선 결과, 탄핵, 대형 사건·사고 등이 맞물리며 나타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21일 공식선거운동을 시작으로 지방선거 일정이 막바지에 다가오면서 인천시장 선거 역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인천의 민심이 이번에는 변화와 유지 중 어디를 택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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