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태권도까지 VR로…아시안게임 새 종목 검토 ‘술렁’
몸으로 겨루던 태권도…데이터 게임으로 바뀌나
발차기가 들어가는 순간, 점수 대신 화면 속 ‘파워 게이지’가 줄어든다. 상대를 쓰러뜨리는 대신, 수치가 먼저 사라지는 쪽이 패배한다. 태권도가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완전히 다른 경기로 재설계되고 있다.

선수들은 VR 헤드셋과 팔·다리에 모션 트래킹 센서, AXIS(중심축) 시스템을 장착한다. 이 장비는 균형, 회전, 이동 축을 실시간 데이터로 변환해 가상 공간에 반영한다. 경기장은 도장이 아닌 데이터 공간으로 바뀐다.
경기 방식은 기존 태권도와 완전히 다르다. 실제 신체 충돌은 없으며 모든 공격과 방어는 센서 데이터를 통해 구현된다.
남녀 구분 없이 17~35세 선수가 참가하는 혼성 개인전으로 진행되며, 16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부가 가려진다. 체격이나 성별보다 센서 기반 기술 정밀도가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요미우리신문은 “세계 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등 버추얼 태권도의 팬층이 확대되고 있으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도 종목 추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현행 종목인 겨루기와 품새가 열릴 예정인 아이치현 도요하시시 종합체육관에서 함께 경기를 진행하는 방안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변화는 태권도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겨루기’와 ‘품새’로 나뉘어 있던 기존 체계는 데이터 기반 디지털 격투 스포츠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은 버추얼 태권도의 국제 확산과 아시안게임 종목화를 추진해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버추얼 태권도’가 기존 겨루기·품새와 함께 병행 운영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실 경기와 디지털 경기가 같은 무대 안에 공존하게 되는 셈이다.
접근성은 확대된다. 신체 충돌 없이 동작 인식 기반으로 운영돼 어린이나 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다. 대신 신체 조건의 영향이 줄어드는 대신, ‘움직임을 설계하는 능력’이 새로운 격차로 떠오른다.
메달 구조도 변화한다. 기존 체급 일부 축소와 혼성 단체전 제외로 금메달 수는 줄어드는 대신, 버추얼 태권도가 새로운 메달 종목으로 추가된다.
이번 변화는 태권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테니스와 스쿼시를 결합한 ‘빠델’, 축구와 탁구 요소를 결합한 ‘테크볼’ 등 융합 종목 채택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전통 스포츠의 경계가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현실에서 몸으로 겨루던 스포츠는 데이터로 설계된 경기로 이동하고 있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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