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떠나는 청년”·“한숨 쉬는 상인”… 대구 민심 앞에 선 김부겸과 추경호
5060 “거창한 공약보다 당장 숨통 트일 바닥 경기” 탄식
![대구 알파시티를 바라보고 있는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추경호 캠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1/dt/20260521190318131hqsr.png)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대구 수성구의 표심은 단순한 정당 간의 대결이 아니었다. 지하철 2호선 라인을 따라 고작 두 정거장 떨어진 공간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는, 대구가 처한 어려움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시작점은 대구의 미래 ICT 산업 기지로 조성된 수성알파시티였다. 통유리 빌딩 사이로 쏟아져 나온 2030세대 젊은 개발자들과 창업기업 연구원들이 성토하는 대구 경제는 청년들이 버텨내기엔 너무나 가혹했다.
현장에서 만난 30대 소프트웨어 개발자 A씨는 대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현실을 차분하게 털어놨다. A씨는 “대구가 전국 5대 도시 중 임금 수준이 가장 낮고 청년들을 붙잡아 줄 중추 대기업이 전무하다 보니, 실력 있는 인재들은 결국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R&D 예산 확보와 기술 개발 환경이 생존과 직결된 중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정치적 구호보다 당장 대구의 산업 인프라를 바꿀 거시적인 국책 투자와 대형 예산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에게 대구는 미래 기반이 없어 떠나야 하는 공간이었다.
알파시티 내 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20대 후반 개발자 B씨의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B씨는 최근 지지부진한 청년 지원 정책과 기술 개발 환경의 침체를 언급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B씨는 “이곳에 모인 창업기업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아 정부나 지자체의 R&D 개발 지원금 없이는 버티기 힘든 게 현실인데 관련 인프라 투자가 턱없이 미진하다”고 토로했다.

여기서 지하철로 단 두 정거장 이동해 도착한 신매시장 입구는 전혀 다른 결의 비명으로 가득했다. 60대 이상 노년층 상인들이 터를 잡고 오늘 하루를 버텨내는 전통 골목상권인 이곳에서는 불경기에 대한 탄식이 쏟아졌다.
신매시장에서 만난 상인 윤아무개씨(68)는 선거철마다 말만 번지르르한 공약이 오가지만 정작 바닥 경기는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윤씨는 “요즘 장사가 너무 안돼서 죽을 맛”이라며 “정치인들이 말잔치만 할 게 아니라, 당장 이 시장 바닥에 돈 좀 돌게 만들고 장사 좀 되게 해주는 놈이 최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또 다른 상인 C씨(58) 역시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경기 회복이 최우선이라고 성토했다. C씨는 “대구 경제가 전국에서 가장 팍팍하다는 소리가 나온 지가 언제인데 맨날 선거 때만 시장 찾아와서 악수하고 끝이냐”라며 “어느 정당이든 상관없으니 과거에 실제로 예산을 확실하게 불려놓았던 경험이 있거나, 당장 우리 같은 장사꾼들 숨통을 틔워줄 검증된 능력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수성구에서 목격한 대구의 민심은 어느 한쪽 정당의 우위를 가리는 싸움이 아니었다. 첨단 산업 기지에서 대기업 부재와 일자리 현실을 성토하며 인프라 투자를 갈망하는 젊은 IT 세대의 비명과, 얼어붙은 골목상권에서 당장의 생존을 위해 미시적 민생 예산을 요구하는 노년층 상인들의 탄식이 교차했다.
지하철 단 두 정거장을 사이에 두고 교차한 세대별 경제적 생존이 대구 표심의 흔들고 있었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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