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ICC 영장 집행 어떻게 피해 왔나... 유럽 방문 못하고 영공만 통과

문재연 2026. 5. 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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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ICC 체포영장 발부
회원국 125개국 준수 의무
헝가리, 미준수 의사 밝히고 탈퇴
네타냐후, '지지표명' 유럽국 우회했지만
트럼프 집권 후 영공 통과 사례도 잇따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실제 가능한지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ICC는 가자지구 전쟁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 범죄 및 반인도범죄 혐의와 관련한 책임이 있다며 체포영장을 2024년 11월 발부했지만 미국의 지원을 배후 삼아 네타냐후 총리는 공공연하게 영장 집행을 피해왔다.

ICC의 체포영장 발부 후 현재까지 125개 회원국 중 30개국은 지지 혹은 준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에 앞서 ICC 검사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을 당시 회원국 93개국이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적극 환영 의사를 밝힌 국가들은 방글라데시,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0여 개국이다. 특히 사이먼 해리스 당시 아일랜드 총리는 "가자지구의 상황은 더 이상 절박할 수 없다"며 "전쟁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체코, 노르웨이, 포르투갈 등 16개국은 "법치국가로서 국제법과 규칙을 준수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이 ICC 비당사국(미가입국)이기 때문에 관할권을 적용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ICC에서는 관할권 적용이 적절했는지를 따지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프랑스는 "ICC를 존중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비당사국의 원수"이기 때문에 영장을 집행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폴란드도 네타냐후의 "안전을 보장하고 구금하지 않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모두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헝가리는 ICC를 탈퇴했다.

비당사국인 미국은 ICC의 영장 발부를 비난하며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비당사국은 ICC 영장을 지키지 않아도 책임을 물을 수단이 없다.


'유럽 상공' 우회했던 네타냐후…트럼프 집권 이후 상공 누벼

영장 발부 초기만 해도 네타냐후 총리는 집행 의사를 밝힌 유럽국들의 상공을 우회하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2025년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프랑스와 스페인의 영공을 피해 지브롤터 해협을 거쳐 대서양을 횡단하는 우회 경로를 택하는가 하면,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는 불참했다. 2025년 5월 아제르바이잔 방문도 취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영장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2025년 12월와 올해 2월엔 ICC 당사국인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의 영공을 모두 통과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영장 집행을 지지한 유럽국을 직접 방문한 적은 없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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