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외국인이 돌아왔다 … 2조 '싹쓸이'
코스피서 39조 매물 쏟아내고
코스닥선 '저가매수' 움직임
21일 5% 반등하며 기지개
반도체·로봇·전력 집중 베팅
팹리스기업 파두, 순매수 1위

외국인이 이달 들어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거센 매도세를 이어갔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외인들은 코스닥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및 로봇 관련 알짜 주식에 대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파업 타결 '훈풍'이 코스닥에까지 불어오면서 21일 코스닥 지수는 5거래일 만에 5% 가까이 반등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코스닥에서 2조298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38조5920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매도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된 흐름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를 중심으로 대거 차익실현을 이어가면서 올해 누적 94조298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운 바 있다.
반면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 새 코스닥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는 등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닥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4.73% 상승한 1105.97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지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온 끝에 5거래일 만에 반등을 기록했다.
◆ 코스닥서도 반도체 '최선호'
외국인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곳은 단연 반도체 섹터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닥 기업은 파두로 291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파두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제어하는 컨트롤러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eSSD 컨트롤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실적 수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파두 주가는 이날 하루 새 4.01% 오르면서 이달 들어 49.23% 급등했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증가로 eSSD 컨트롤러 모수 자체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쟁사 감소, 고객사 증가로 인한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올해 본격적인 영업레버리지가 시작되며 2026년 영업이익이 448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7년 1264억원, 2028년 217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후공정 및 기판 부문에서도 외국인 매집이 두드러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하나마이크론(1389억원), 동진쎄미켐(834억원), 심텍(502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후공정 외주 물량을 확대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하반기 베트남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메모리 후공정 물량을 흡수하며 이익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 로봇·전력인프라도 '러브콜'
또 다른 AI 수혜주인 로봇 섹터와 전력 인프라스트럭처 분야도 외인 자금을 급격히 흡수하고 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닥 기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로 17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금리 충격에 따른 로봇 밸류체인 하락세에 최근 5거래일 연속 가파른 조정을 받았지만, 이날 16.46%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서진시스템에는 이달 들어 외인 자금 1065억원이 몰렸다. 신재생에너지 보조수단에 머물던 ESS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품질을 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격상되면서 서진시스템의 실적 가시성도 한층 높아졌다.
특히 ESS 솔루션 기업 플루언스에너지가 이달 초 실적발표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데이터센터향 기본 공급계약(MSA)을 체결한 사실이 발표되면서 플루언스에너지의 핵심 ESS 위탁생산(OEM) 파트너사인 서진시스템의 실적 기대감도 커진 바 있다.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오 섹터에서는 선별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플랫폼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기업들에 일부 자금이 유입됐다. 알지노믹스는 일라이릴리와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 부각되면서 이달 들어 외인 자금 1002억원이 유입됐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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