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다음은 현대차…그룹주 질주에 ETF 판 커진다

정유민 기자 2026. 5. 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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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
KB운용 출시 5일만에 2000억 몰려
삼성도 모비스·기아 담은 상품 준비
그룹주 ETF 중 자금 유입세도 주목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로보틱스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올해 초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 반도체 ETF 출시 경쟁이 이어진 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휴머노이드 사업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관련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것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일 대비 12.5% 오른 66만 6000원에 마감했다. 기아(12.38%), 현대오토에버(12.72%), 현대모비스(25.23%)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단순 자동차 업종을 넘어 로봇·인공지능(AI)·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현대차그룹 관련 ETF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다음달 ‘KODEX 현대차로보틱스밸류체인TOP3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현대차그룹의 AI 로보틱스 생태계 통합 전략과 로봇 밸류체인 내재화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최대 75% 수준까지 담고 현대오토에버·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 등의 핵심 계열사도 편입한다.

KB자산운용은 이달 12일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를 상장했다. 포트폴리오의 25%를 현대차에 고정 투자하고 나머지 75%는 자율주행·로보틱스·공장자동화 관련 국내 핵심 기업 14곳으로 구성하는 상품으로, 상장 후 5거래일 만에 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밖에 현대차, 로보티즈, 레인보우 로보틱스 등에 투자하는 ‘ACE K휴머노이드로봇산업TOP2+’, ‘HANARO K휴머노이드테마TOP10’ 등도 올해 선보였다.

그룹주 ETF 중 자금 유입세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에는 최근 1주일 사이 약 1400억 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TIGER LG그룹플러스’(210억 원), ‘KODEX 삼성그룹’(23억 원), ‘PLUS 한화그룹주’(-92억 원)와 비교해 자금 유입 규모가 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완성차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대규모 제조 데이터를 로봇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확보 역량에 현대모비스의 핵심 부품 경쟁력, 현대오토에버의 소프트웨어 역량까지 더해지면서 제조·물류·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로봇 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그룹주들의 목표주가도 연달아 상향 조정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전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77만 원으로 올려잡으며 현대차 목표 기업가치 157조 원 가운데 약 45조 원을 로봇 사업 가치로 반영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피지컬 AI 사업을 주도함으로써 업종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9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제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부품 공급망을 모두 아우르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완성차 기업과 차별화된 프리미엄이 형성될 수 있다”며 “휴머노이드 양산 단계에 진입할 경우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 재평가 폭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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