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은 4300조원 쌓였는데…'실버 자산가'가 갈 곳은 없다
돌봄 보다 ‘라이프스타일’ 추구하는 자산가 고령층 “갈 곳이 없다”
한남동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 총 111가구 공급

2026년 4월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108만명. 이들이 보유한 순자산은 2024년 기준 4,3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돌봄 이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시니어 자산가들에게 어울리는 공간은 사실상 없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초고자산가'는 1만1,000명, 이들의 자산만 1,411조원이다. 100억~300억원 사이의 '고자산가'는 3만2,000명이다. 두 그룹을 합치면 한국 부자 자산의 절반 이상을 쥐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의 부는 고령층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가구의 순자산은 전체 가구 평균을 최초로 상회했으며, 같은 시기 12억 초과 고가주택 중 54.2%를 60세 이상 고령층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령층의 목표는 비싼 주택이 아니다. 건강 관리, 사회적 관계, 문화적 자극이 고령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주거 선택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시니어 시설이 '돌봄'에 방점을 뒀다면, 자산가 고령층이 원하는 것은 그간 유지해온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이어가는 공간이다.
고령층 수요의 기대와 지불 능력에 비해 관련 주거시설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7월 발표한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시니어 타운'으로 불리는 노인복지주택은 전국 43개소에 불과하며, 입소 정원은 9,231명에 그친다.
질적 아쉬움도 크다. 43개 시설 중 고자산가를 타깃으로 설계된 하이엔드 상품군은 사실상 전무하다. 지금까지의 시니어 레지던스는 돌봄 기능 중심으로 설계되어, 자산가들이 원하는 품격과 라이프스타일의 유지는 처음부터 설계 목표가 아니었다.
공급 부족은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진다.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는 정원 125명에 대기자만 2,500명이 줄을 섰다. 도심형 시니어 레지던스의 대표격인 '더클래식500'은 보증금 10억원에 월 수백만원의 이용료에도 입주 대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한남동에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가 공급된다. 단지는 용산구 한남대로 730 일원에 지하 5층~지상 7층, 연면적 약 1만6,000㎡, 총 111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시공은 포스코이앤씨가 맡았다. 청약은 5월 25~26일 접수, 당첨자 발표는 27일, 정당계약은 28~30일 진행된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 관계자는 “고자산가 시니어 세대의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특히 살던 곳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맞이하려는 ‘지역사회 계속거주(AIP, Aging in Place)를 실현하고자 하는 시니어 세대가 늘어나면서 한남동 내 시니어 레지던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도심형 프라이빗 시니어 타운 '더 클래식 500'과 시니어 라이프케어 서비스 모델 개발 및 운영 협약을 맺고, 하이엔드 시니어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더 클래식 500은 프라이빗 시니어타운으로 도심형 복합문화 주거 공간과 호텔식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 대상 주거·라이프케어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시니어 산업 업계는 국내 실버타운 시장 규모가 2023년 3조 원에서 2030년 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PARK현대산업개발 '파크로쉬 서울원', 롯데건설 'VL르웨스트' 등 대형 건설·금융사들도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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