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장갑’ 라이도 퍼팅 땐 장갑벗는데…박현경 “절대 벗을 일 없다”[양준호의 골프투어 인사이드]
얇은 그립 싫어 장갑꼈던 선수출신 아버지 영향
니클라우스·톰프슨도 왼손 장갑 낀 채로 퍼팅
커플스·오초아는 샷도 맨손으로…중요한 건 感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인도계 영국 선수 에런 라이는 퍼트를 제외한 모든 샷을 할 때 양손에 장갑을 낀다. 2024년 PGA 투어 첫 우승 때 이같은 습관이 잠시 화제가 됐다. 그가 최근 PGA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그의 장갑 끼는 습관은 더 널리, 더 자세히 알려지게 됐다.
라이는 어릴 적 아버지를 통해 들어온 선물인 양손 장갑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다뤘다고 한다. 아버지가 깜빡하고 장갑 한쪽만 가방에 넣어준 날, 플레이를 망친 뒤로 라이의 양손 장갑 착용은 철칙이 됐다.
그런 그도 퍼트할 때는 장갑을 벗는다. 퍼터 페이스와 공이 맞닿을 때의 터치감을 맨손으로 느껴야 더 정교하게 거리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 골퍼들도 보통 이렇게 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박현경은 퍼트 때도 장갑을 벗지 않기로 유명하다. 왼손 장갑을 그대로 끼고 퍼트한다. 박현경은 “(김)효주 언니가 대회 때 웨지 샷을 맨손으로 해봤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오랜만에 한국 잔디에서 경기하다 보니 손의 감각을 더 정확하게 느껴 보려고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그린에서는 완전히 반대 케이스다”라며 “연습 그린에서 이따금 장갑을 벗고 쳐 보면 특유의 그립감이 안 느껴져서 영 이상하다”고 전했다. 박현경은 “앞으로도 퍼트는 무조건 장갑을 낀 채로 할 것”이라고 했다.
박현경의 ‘장갑 사랑’은 투어 선수 출신인 ‘아빠 캐디’ 박세수씨의 영향이 크다. 박씨는 “옛날엔 선수들이 쓸 만한 퍼터가 네 종류 정도밖에 안 됐다. 모두 그립이 얇아서 불편한 느낌이었다”며 “어느 날 장갑을 끼고 해봤더니 ‘이 느낌이다’ 싶더라”고 돌아봤다. 선수 시절 ‘퍼트 하나는 끝내주는 친구’로 통했던 박씨다. 아빠의 작은 습관까지 보고 배운 딸은 투어에서 가장 퍼트를 잘하는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메이저 대회 18승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장타자 렉시 톰프슨도 박현경과 마찬가지로 ‘그립감’을 이유로 왼손 장갑을 낀 채 퍼트를 했다. 반대로 ‘스윙의 교과서’ 프레드 커플스와 멕시코의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는 샷도 장갑 없이 맨손으로 했다.
끼든 안 끼든 결국 중요한 것은 감(感). 어떻게든 실수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하는 ‘확률의 게임’ 골프에서 ‘이게 정석이다’라는 일반론은 큰 의미가 없는지도 모른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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