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야구를 하고 있을까”의 답을 찾은 베테랑 포수 삼성 강민호는 오늘도 달린다

2026시즌에도 KBO리그 최고 포수를 꼽으라면 여전히 삼성 강민호(41)가 거론된다.
1985년생으로 리그 최고참 포수인 강민호는 최초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네 차례나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삼성과 2년 총액 20억 원에 도장을 찍은 강민호는 올 시즌에도 삼성의 안방을 지키며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늘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잠시 타격이 침체기에 빠졌다. 개막 이후 27경기에서 타율 0.197에 머물렀다. 결국 강민호는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조정기를 가진 강민호는 퓨처스리그 3경기에서 7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열흘의 시간이 지난 뒤 13일 팀 전력에 합류했다. 복귀 후 13일 잠실 LG전부터 19일 포항 KT전까지 6경기에서 20타수 9안타 타율 0.450 1홈런 9타점 등을 기록하며 완전히 살아난 모습이다.
특히 최근 경기인 KT전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4회 1사 후 타석에 나선 강민호는 KT 선발 케일럽 보쉴리의 3구째 볼을 받아친 뒤 1루로 힘껏 내달렸다. 심판의 첫 판정은 아웃으로 나왔지만 동료들이 세이프라고 주장했고 비디오판독 결과 판정이 뒤집혔다. 후속타로 3루까지 진루한 강민호는 구자욱 타석 때 상대 실책을 틈타 득점까지 올렸다. 이런 강민호의 플레이로 삼성은 KT를 상대로 10-2로 대승하며 공동 선두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강민호가 이렇게 아낌없이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건 자신의 야구를 향한 생각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스트레스를 받으며 야구를 하고 있을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2군으로 향한 강민호는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이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는 “지금 당장 내가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인데, 행복함을 좀 더 느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라며 “스트레스나,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오늘 하루만 행복하자라고 생각을 바꿔봤다”라고 말했다.
절친한 형이자, 강민호가 의지하는 최형우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강민호는 “형우 형이 ‘민호야, 이제 좀 내려놓고 해도 돼’라는 말을 했다.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하는 모습에 심플하게 이야기를 해준 것 같다. 그냥 좀 내려놓고 해도 되는 나이라는 말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돌이켜보면 쫓기는 마음이 컸다. 강민호는 이제 ‘은퇴’라는 말은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4번째 FA 계약을 하고도 다시 ‘도전하겠다’라고 했지만 막상 타격이 풀리지 않자 걱정이 커진 것이다. 그는 “성적이 안 나다 보니까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았다”며 “그런 부분들을 많이 비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퓨처스리그에서 나선 경기에서도 모두 포수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강민호는 “1군에서 시즌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공격은 물론 수비적인 면에서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2군에 있는 투수들 공도 받으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강민호는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 2군행을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강민호 역시 팀이 자신을 향한 믿음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안다. “알찬 10일을 보내고 왔다”라는 강민호는 이제 눈앞에 있는 그 날의 경기만 바라보며 달린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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