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깨서 주식 투자해볼까"…해약환급금 ‘쑥’
저축성보험 해약 늘어…증시로 이동
해지율 상승 장기화 시 수익성 부담
코스피의 활황세에 증시로 '머니무브(자금이동)'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예적금은 물론 보험 계약을 해지해 주식 투자에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지율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영향받을 수 있는 만큼 보험업계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2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 3곳(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해약환급금 규모는 4조8986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2104억원) 대비 16.3% 증가했다.
2023년 1분기 5조9116억원까지 치솟았던 해약환급금 규모는 2024년 1분기(4조6553억원)와 작년 1분기를 거치며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 전환했다. 해약환급금은 보험계약자가 계약을 해지했을 때 보험사가 돌려주는 금액이다. 보통 납입보험료보다 적은 데 이를 감수하고 해약을 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이다.
보험 종류별로 살펴보면 저축성 보험의 해약환급금 증가세가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3사의 저축성 보험 해약환급금 규모는 2조828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954억원) 대비 23.2% 늘어났다.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은 2023년 1분기 4조1710억원을 기록한 후 줄곧 줄어들었다. 그러다 올해 1분기 반등했다.
보장성 보험 해약환급금 2조69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150억원) 대비 8.1% 올랐다. 보장성보험 해약환급금은 매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장성 보험 해약환급금은 최근 생보사들이 판매를 늘리고 있는 만큼 자연스러운 증가로 보고 있다. 다만 목돈 마련 성격이 강한 저축성 보험의 해약은 증시 호황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스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4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올해 1월 5000포인트 돌파를 시작으로 지난 6일에는 7000선을 뚫었다. 지난 15일에는 8046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최근 변동성이 확대돼 주춤하고 있으나 상승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코스피가 연일 활황세를 보이면서 자금이 증시로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 잔액은 2544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8000억원이 감소했다.
2금융권의 자금 이동은 더욱 뚜렷하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12월(98조9787억원)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후 회복이 쉽지 않다. 신협,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권의 수신 잔액 역시 감소세가 이어진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2일 137조417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코스피가 주춤하면서 감소 전환했으나 여전히 13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해지율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보험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해지율이 예상 해지율보다 크게 높아지면 새회계제도(IFRS17)에서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줄어들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해지율 상승이 평균 11%의 CSM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은 과거에도 경기 상황에 따라 상승, 하락을 반복했다. 다만 최근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금융권의 자금이 증시로 쏠리는 현상은 뚜렷하다"면서 "현재까지는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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