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면 IMF 한번 더 터진줄”…4월 생산자물가 ‘미친 상승폭’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2026. 5. 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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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4월 통계 발표
지난달보다 물가 2.5% 올라
IMF이후 28년만 최대폭 상승
국제유가 상승분 반영된데다
주식거래 수수료 급등도 한몫
시차두고 소비자물가 확산 우려
21일 정부가 중동전쟁의 여파에 따른 유류비 부담 완화와 물가 안정을 위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를 7월말까지 연장 발표했다. 인하 폭은 현행과 동일하게 휘발유 15%, 경유 25%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인천시내의 한 주유소의 모습. [뉴스1]
국제유가 급등발(發) 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반도체 가격 강세가 맞물리며, 지난달 국내 생산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28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선행지표인 만큼,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향후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으로 전월보다 2.5%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6.9%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2020년 가격 수준을 100으로 기준 삼아 산출한다.

한 달 전과 비교한 상승 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 2.5%)이후 약 28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상승률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생산자물가는 기업 간 거래 단계에서 형성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다. 생산자물가가 올라가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도 활용된다.

생산자물가가 8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은 지난달 보다 31.9% 오르며 두 달 연속 30%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73.9%나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6월 83.3%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이에 대해 “3월에는 휘발유·경유·나프타 가격이 크게 올랐고 4월에는 나프타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제트유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상승률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로 3월 국제가격 상승분 일부가 4월에 반영된 점도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를 키웠다는 평이다.

이 팀장은 “최고가격제로 석유제품 국제가격 상승분이 3월에 완전히 반영되지 못했고, 일부가 4월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슈퍼사이클에 따른 반도체 호황 역시 물가 자극 요인이다. 반도체는 전월보다 13.9%, 1년 전보다 118.6% 각각 올랐다. 특히 디램(DRAM)은 전년 동월 대비 396.0%, 컴퓨터기억장치는 180.4% 상승했다. 향후 최신 IT 기기들의 출고가 인상 압박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농림수산품은 전월 보다 1.0% 하락했다. 농산물이 4.0%, 수산물이 3.2% 내린 것이 주된 원인이다.

서비스물가는 국제 유가에 민감한 항공 부문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탔다. 서비스 물가는 전월보다 0.8% 올랐고, 운송서비스는 1.6% 상승했다. 특히 운송서비스 가운데 국제항공여객이 12.2%, 항공화물이 22.7%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 및 보험은 지난달 보다 3.0%, 지난해 같은달 보다 26.2% 올라 1995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1년 전보다 119.0% 급등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도 원재료(28.5%)와 중간재(4.3%)가 오르면서 지난달 대비 5.2%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서 9.9% 올랐다. 국내공급물가지수에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것은 향후 중간재와 최종재 가격으로 비용 압력이 확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2.2%, 전년 동월 대비 7.0% 상승했다. 에너지 충격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생산자물가 상승 압력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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