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현장 문제 풀면 학점 인정…'첨단산업 해결사' 키우는 혁신 대학

정진욱 2026. 5. 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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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학기제' 프로그램 통해
기업·공공기관 손잡고
학생이 직접 프로젝트 설계
취업률 70%…전국 4위
반도체 사업 예산 280억 확보
아주대 상징물 선구자상 /아주대 제공


아주대학교가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 혁신과 첨단 산업 인재 양성, 세계적 수준의 협력 체계를 앞세워 국내 정상급 대학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산업과 사회를 잇는 혁신 거점으로 진화하며, 미래 대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강의실 넘어 현장으로

아주대 경쟁력의 핵심은 ‘문제 해결형 교육’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교육의 중심에 놓는다는 철학이 바탕에 깔려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파란학기제’는 이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학생이 직접 과제를 설계하고 수행하면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단순히 강의를 듣고 시험을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습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학생들은 기업·공공기관 등과 함께 실제 산업 현장과 사회 문제 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살아있는 경험을 쌓는다. 강의실 중심의 교육을 넘어 현실을 학습 공간으로 넓힌 혁신 사례로, 교육계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교육 혁신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아주대는 2025년 대학정보공시 기준 졸업생 2000명 이상 대학 가운데 취업률 69.3%로 전국 4위를 기록했다. 단순히 취업률 수치가 높다는 의미를 넘어, 현장 중심 교육이 실제 사회 진출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재정 기반도 탄탄히 다져지고 있다. 경기도 지역혁신 대학지원사업 선정으로 200억원, 첨단산업 반도체 특성화대학 사업으로 280억원, 지역 선도 연구 사업으로 236억원을 확보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잇따른 선정은 아주대의 교육·연구 경쟁력을 외부에서 공식 인정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대학 측은 장기 발전계획인 ‘아주비전 5.0’을 바탕으로 스마트 이동수단과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빅데이터, 생명·건강 분야 등 미래 산업 중심의 교육·연구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단기 성과에 집중하는 대신 중장기적 방향을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역량을 쌓아온 전략이 이제 가시적인 결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첨단 산업 인재 양성의 중심

첨단 산업 대응에서도 아주대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첨단신소재공학과 지능형반도체, 미래 이동수단, 첨단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 수요에 맞춘 교육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신소재공학은 반도체와 에너지, 자동차 산업 전반과 맞닿아 있는 핵심 기초 학문으로, 개별 산업을 넘어 여러 첨단 분야를 아우르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정부의 첨단 분야 인재 양성 정책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주대는 올해 첨단에코에너지공학과와 첨단스마트산업공학 분야에서 30명의 정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최근 3년간 순증 정원은 총 148명으로 수도권 대학 가운데 4위 규모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이 엄격히 제한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성과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주대가 첨단 분야에서 실질적인 교육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아주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연구 성과를 기술 이전과 사업화로 연결하며 대학을 산업 혁신의 거점으로 확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와 바이오, 인공지능, 미래 이동수단 분야 기업들과의 협력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재학 중에도 실제 연구 현장을 경험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융합 연구 환경도 차별화된 강점이다. 공과대학과 의과대학, 약학대학, 자연과학대학이 하나의 캠퍼스에 모여 있어 생명·건강 분야 융합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여러 학문 분야가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교류하며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은 융합 연구의 밀도와 속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첨단바이오융합대학은 이러한 강점을 더욱 구체화한 사례다. 생명공학과 의학, 약학, 인공지능을 결합한 교육·연구 체계를 갖추고 바이오헬스 산업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융합형 인재를 체계적으로 키워내겠다는 아주대의 의지가 담긴 조직이다.

◇67개국 345개 대학과 손잡다

세계 경쟁력도 아주대의 뚜렷한 강점이다. 현재 67개국 345개 대학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약 400명의 학생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이는 입학 정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재학 중 최대 세 차례까지 해외 파견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학생들의 세계 경험 폭이 넓다.

특히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대학들과 복수학위제를 도입한 아주대는 최근 미국 명문대와 연계한 ‘3+1+1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학부 3년은 아주대에서, 이후 미국 대학 1년과 석사 과정 1년을 이수하면 아주대 학사 학위와 미국 대학 석사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방식이다. 5년이라는 기간 안에 두 나라의 학위를 함께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국제적 경력을 쌓으려는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일리노이 시카고 대학교, 카네기 멜런 대학교 등 미국 유수의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문제 해결형 교육과 첨단 산업 중심 학과 개편, 세계 협력망, 산학 연구, 융합 연구 기반이 하나의 체계로 맞물리며 상호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게 아주대 측의 설명이다. 각각의 요소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며 아주대만의 교육·연구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의 본질로 꼽히는 이유다.

아주대 관계자는 “각 분야의 역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미래 대학의 방향을 가장 먼저 구현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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