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차피 민주당"…첫 전남광주통합시장 선거전 민심은 '미지근'

박철홍 2026. 5. 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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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특별시 체감 안 돼" 반응도…민주당 우세에 투표 관심 낮아
군소정당 존재감 약하고, 조국혁신당 후보 없어 "선택지 좁다" 지적도
민형배·이정현·이종욱·강은미·김광만 [촬영 정다움·박철홍·조남수]

(광주·무안·순천=연합뉴스) 형민우 손상원 정다움 기자 = "첫 통합특별시장을 뽑는 선거여서 중요하다고요? 어차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 아닌가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민형배(더불어민주당)·이정현(국민의힘)·이종욱(진보당)·강은미(정의당)·김광만(무소속) 등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 5명은 광주 도심과 전남 지역 곳곳을 돌며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섰다.

후보들은 이른 새벽부터 출정식과 거리 유세를 이어가며 '호남 재도약', '광주·전남의 변화', '균형 발전' 등을 내세웠지만, 거리의 반응은 차분하다 못해 미지근했다.

유세 차량에서는 로고송과 연설이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후보의 얼굴을 무심히 훑어본 뒤 발걸음을 옮겼다.

출근길 역 광장이나 시장 주변에서도 유세 현장에 멈춰 서서 후보의 연설을 끝까지 지켜보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이번 6·3 선거는 오는 7월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으로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첫 수장을 뽑는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정치권은 서울에 이어 전국 2번째 규모의 통합특별시가 출범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 사이에서는 새로움이나 기대감보다 관망과 체념에 가까운 분위기가 더 짙게 느껴졌다.

광주송정역에서 승객을 기다리던 택시 기사 김모(70) 씨는 "통합특별시라고 하는데 솔직히 아직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중한 한표' 지지 호소하는 민형배 후보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6·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광주 북구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2026.5.21 daum@yna.co.kr

그는 "뉴스에서는 역사적인 선거라고들 떠드는데, 결국에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 아니냐"며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이번 선거는 유난히 관심도가 낮다"고 민심을 전했다.

송정역 대합실에서 만난 대학생 김조이(23) 씨도 "몇 명의 후보가 출마했는지, 후보별 공약이 뭔지 정확히 모른다"며 "나중에 받게 될 선거 책자로 공약을 비교해볼 생각이지만, 결국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 같아 집중해서 보게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에서의 민주당 우위 구도에 피로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을 지지하더라도 지역 사회 분위기상 정치색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광주 말바우시장 정육점 대표 박세강(35) 씨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다른 정당 후보는 애초 당선될 가능성이 없으니 결국 체념하게 된다"고 고기를 썰던 손을 멈추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여러 정당 후보가 경쟁하면서 정책과 공약으로 평가받아야 할 선거가 호남에서는 이미 민주당 구도로 굳어진 지 오래됐다"며 "선거가 시작돼도 별다른 긴장감이나 기대를 못 느끼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북구 우산동 경로당에서 만난 정모(78) 씨도 "관성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뽑고 있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이 지역 현안을 알뜰히 살펴본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조국혁신당은 특별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고, 다른 정당 후보들도 내키지 않아 선택지가 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본선 국면으로 접어든 뒤 유권자 관심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전남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 경선 당시에는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전남 동부권을 찾으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본선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는 선거 분위기가 눈에 띄게 식었다는 것이다.

6ㆍ3 지방선거 선거운동 개시 (목포=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6ㆍ3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정의당 선거운동원들이 전남 목포시 포르모사거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2026.5.21 iso64@yna.co.kr

전남 동부권인 여수시민 이모(47) 씨는 "통합특별시장 선거는 민주당 경선 이후 관심도와 체감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후보들 모습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고,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전남 서부권인 무안 주민 이모(36) 씨는 "광주와 전남이 통합하게 됐지만, 사실 뭐가 달라지고 좋아질지 별로 관심이 없다"며 "민주당 후보가 이미 결정돼 사실상 당선된 거나 마찬가지여서 투표할지 말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첫 통합특별시장 선거인 만큼 후보들의 통합 구상과 지역 균형발전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순천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42) 씨는 "민주당 후보가 유리한 구도라고 해도 첫 통합특별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시정을 끌고 갈지는 중요하다"며 "광주 중심으로만 통합이 흘러가지 않으려면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을 어떻게 배려할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가능성만 보고 선거를 외면하면 결국 지역 현안을 제대로 묻지 못하게 된다"며 "후보들이 남은 기간 통합 이후 달라질 삶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는 오는 29∼30일, 본투표는 다음 달 3일 오전 6시∼오후 6시에 치러진다.

'공식선거운동 첫날' 유세하는 이정현 후보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6·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앞에서 국민의힘 이정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2026.5.21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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