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 유죄’ 조태용 전 국정원장 1심 징역 1년6개월…홍장원 증언 인정 안돼

강지은 기자 2026. 5. 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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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전 국정원장./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 등을 받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원의 체포 계획을 미리 알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고,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입증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조 전 원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주요 증거였던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증언이 대부분 사실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류경진)는 직무유기, 증거인멸, 국정원법 위반, 국회에서의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직무유기, 증거인멸, 국정원법 위반 등 주요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로 판단하면서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조 전 원장을 기소했던 내란 특검은 징역 7년을 구형했으나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이 선고됐다.

조 전 원장은 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 50분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실이 방첩사에 이재명·한동훈 등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도록 지시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음에도 이 사실을 국회에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국정원장은 국가 안전 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해당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관련 지시 사항이 담겨 있던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의 정보 삭제를 지시해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도 받았다. 조 전 원장은 “홍 전 차장의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연락이 닿질 않아 보안 차원에서 삭제를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내란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사이의 통화 내용을 없애기 위한 시도로 봤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당시 군에 의한 정치인 체포 시도가 윤 전 대통령 지시에 의한 것임을 알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조 전 원장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관련 문건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치인 체포에 대한 지시는 아니었다고 봤다. 또 홍 전 차장으로부터 받은 보고에서 체포의 주체가 ‘방첩사’임이 명확하지 않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홍장원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비상계엄 과정에서 발생한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치인 체포에 대한 기초사실을 제공받지 못한 피고인에게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당시 국정원에서 홍장원의 소재 파악이 안 돼 보안 조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피고인이 허위로 홍장원의 소재 파악이 안 된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조 전 원장이 작년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받은 바 없다”며 사실과 달리 허위 증언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국정원 명의 공문서에 담아 국회에 제출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 조 전 원장 측은 “홍 전 차장의 일방적 주장으로 심각한 오해가 유발됐으나 1심 판결은 홍 전 차장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바로잡았다”면서도 “인정된 혐의에 비해 양형이 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심 판단을 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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