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속상, 마음이 좀 그랬다” 홈에서 홈팀 같지 않은 대우, 그래서 패배가 더 아팠던 수원FC

윤은용 기자 2026. 5. 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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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위민 선수들이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경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로 속상하고, 마음이 조금 그랬습니다.”

박길영 수원FC위민 감독의 말에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홈에서 치르는 경기였음에도 홈팀 같지 않은 대우를 받은 것 등이 한꺼번에 터져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방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 대결은 결과적으로 수원FC에 큰 상처와 아쉬움만 남겼다.

수원FC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과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에서 1-2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는 축구 종목으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남북 대결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경기 당일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에서도 5763명이라는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경기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수원FC에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원정석 응원단 쪽에 자리잡은 수원FC 응원단이 목소리를 높여 응원했지만, 이들보다 더 많은 약 3000명의 공동응원단은 상대인 내고향만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통일부에서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지원까지 했는데, 이들의 시선은 오로지 내고향에만 집중돼 있었다. 심지어 후반 34분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수원FC는 슈팅 수에서 17-7로 압도하고 선제골까지 넣었으나 끝내 버티지 못하고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위민과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수원FC는 이 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온통 내고향 쪽으로 몰리는 바람에 홈에서 경기를 치름에도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다. 17일 내고향 선수단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부터 19일 기자회견 및 훈련을 할 때까지 온통 시선은 내고향 쪽에 일방적으로 집중됐다. 여기에 당초 내고향과 같은 숙소를 배정받았던 수원FC는 내고향 측에서 자신들이 사용하는 층의 위층과 아래층을 모두 비워줄 것으로 요구하며 자신들의 투숙에 민감한 반응을 드러내자 결국 자신들이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억울함도 겪어야 했다. 지소연이 사전 기자회견에서 “상대가 욕하면 우리도 욕하고, 발로 차면 같이 발로 차면서 대응할 것”이라며 강한 각오를 내비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대한민국 축구팀 수원FC 위민”이라고 한 뒤 서러움이 북받쳤는지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고는 ““한국 여자축구가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승리가 필요했다. (이 경기가) 팬들이 여자축구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수원FC 선수들은 지소연을 포함해 누구나 할 것 없이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반면 승리한 내고향 선수들은 인공기를 활짝 펼치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수원FC에는 너무나 아쉽고 속상한 밤이었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위민과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이긴 뒤 인공기를 펼치고 기뻐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수원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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