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마트 안경' 써 봤더니… 실시간 통역, 사진 촬영→합성 뚝딱
실시간 통역·음악 재생·사진 합성까지…
“AI 시대엔 안경이 자연스러운 기기”
안드로이드 총괄 “기술보다 패션 우선”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26’. 구글의 스마트 안경 체험 부스 입구는 삼엄했다. 셔츠에 걸어둔 선글라스를 현미경처럼 생긴 장비에 넣어 검사한 뒤에야 입장이 허용됐다. “(스마트 안경을 먼저 내놓은) 메타에서 온 스파이일까 봐 그러느냐”는 기자의 농담에 직원은 “절차상 모든 안경은 스캔해야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받아든 검은색 뿔테 안경에는 작은 카메라와 스피커가 내장됐고, 안경다리에는 전원 버튼, 애플리케이션(앱) 구동·볼륨 조절 등을 위한 터치패드, 디스플레이 버튼이 있었다.
관자놀이 부근 오른쪽 안경다리를 길게 누르자 익숙한 제미나이 실행음이 들렸다. “눈앞에 보이는 책은 어떤 내용이야?”라고 묻자 귓가에서 작가 정보와 줄거리가 흘러나왔다. 소리는 사용자에게만 들렸다.
음성·카메라로 통번역 기능 활용, 제미나이 기능 활용

통번역 기능은 1, 2초의 시차만 있을 뿐 실시간 대화가 가능했다. 부스를 지키던 한국인 직원이 한국어로 말을 건네자, 귀에선 영어로 통역된 음성이 흘러나왔다. 오른쪽 렌즈에는 차량용 헤드업디스플레이(HUD)처럼 번역된 문장이 비추었다. 음성뿐 아니라 카메라 기능을 통해서도 외국어 표지판이나 안내문이 번역된다고 직원은 설명했다. 스마트폰 번역 앱을 켜기 위해 주머니를 뒤적일 필요가 없었다.
음악 재생도 자연스러웠다. 앨범 포스터를 바라보며 “이 음악 틀어 줘”라고 말하자 곧바로 해당 노래가 재생됐다. 거울 앞에서 “내 모습을 촬영하고 격식 있고 시원한 옷차림으로 바꿔 줘”라고 요청하자 약 10초 뒤 나노 바나나를 활용해 민소매 정장 원피스로 바꾼 사진이 휴대폰에 전송됐다.
다만 아직은 무게감이 있었다. 일반 안경보다 테가 두꺼운 까닭에 착용 중 안경이 연신 시야 아래로 흘러내려 손으로 고쳐 써야 했다. 또 손을 가져다 댈 필요 없이 허공에서 손목을 움직이면 되는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에 비해 한계는 분명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총괄 “패션 우선, 기술은 그다음”

그럼에도 구글은 스마트 안경이 AI 시대의 핵심 인터페이스(사용자와 AI를 연결하는 접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기기 생태계를 총괄하는 사미르 사맛 사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안경은 AI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폼팩터(외형)”라며 “인공지능(AI) 안경은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해준다. 다른 어떤 기기도 이런 식의 매끄러운 연결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길을 걷다가 외국어 간판을 보면 스마트폰을 꺼내 들 수 있지만 다소 불편하다”면서 “가구를 조립하면서 두 손을 모두 쓰고 있는 경우라면 스마트폰을 들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AI가 일상 속에 녹아들수록 손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러운 사용 방식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13년 전 실패를 안겨준 ‘구글 글라스’ 경험도 언급했다. 사맛은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가장 중요하게 배운 것은 ‘패션 우선, 기술은 그다음’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구글이 젠틀몬스터, 와비파커와 협업을 강조한 배경이다.
이날 체험한 ‘디스플레이 글라스’는 아직 출시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시제품(프로토타입)이다. 삼성전자, 퀄컴 등과 협력해 내놓은 스마트 안경 ‘오디오 글라스’를 올가을 먼저 시판하고, 디스플레이 글라스는 내년쯤 선보일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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