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AI 투자 폭증, 효율 혁명으로 돌아올 것”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6. 5. 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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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기자간담회
‘AI 거품론’ 속 과잉투자 우려 반박
“삼성은 제미나이 확산의 핵심 파트너”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호섭 특파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결국 급격한 효율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투자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모델 자체 효율화가 산업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피차이 CEO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구글 I/O 2026’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구글이 구축한 연산 용량은 이전 20년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지금은 연산 측면에서 비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어느 때보다 인프라에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모든 단계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올해에만 1900억달러(약 284조원) 규모 자본지출(CAPEX)을 예고하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직전 분기 클라우드 부문 수주 잔액도 약 2000억달러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오픈AI와 앤스로픽,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AI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짓고 막대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들이면서 과잉투자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급격한 투자 뒤엔 급격한 효율 향상
하지만 피차이 CEO는 AI 산업이 결국 효율 혁신 국면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술 산업에서는 미래를 선형적으로 예측해서는 안 된다”며 “급격한 투자 사이클 뒤에는 급격한 효율 향상이 따라오는 패턴을 여러 번 봐왔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의 스마트폰과 전기차도 매우 비쌌지만 지금은 대중적인 제품이 됐다”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는 이번 I/O에서 공개한 경량 AI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이 모델은 불과 4개월 전 최상위 모델이던 ‘제미나이 3.1 프로’보다 더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적은 연산 자원으로 더 강력한 성능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AI 모델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피차이 CEO는 AI가 스스로 비용 절감 구조를 찾아내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모델이 코딩 능력을 갖추고 자기 자신을 효율화하는 단계에 들어서면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언젠가는 인프라 자체보다 모델 효율화에 집중하는 시점이 산업적으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부족 문제에 대한 우회적 인정도 내놨다. 피차이 CEO는 “핵융합과 지열,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전력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자체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의 생산 속도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단일 데이터센터 대신 전 세계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가상 클러스터 방식도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AI 시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사용자 경험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일각에서 구글 자체 스마트폰 ‘픽셀’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피차이 CEO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는 삼성전자라는 대표 기업이 있다”며 “삼성은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확산의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제미나이 확산 핵심 파트너”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오른쪽 첫째)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원호섭 특파원]
삼성전자와 구글은 갤럭시 S26과 픽셀10에 모바일 AI 플랫폼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를 우선 탑재할 계획이다. 피차이 CEO는 차세대 AI 모델이 운영체제(OS)와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안드로이드 헤일로’를 언급하며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과 브라우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전반에서 AI가 단순 답변을 넘어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기술 주도권 경쟁에 대해서는 구글의 원천 기술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우리는 딥테크 기업이며,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다”며 “트랜스포머는 구글이 발명했고, 현재 생성형 AI 혁명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챗GPT와 클로드 등 대부분 생성형 AI 모델은 구글이 개발한 트랜스포머 구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중국 개방형 AI 모델 확산에 대해서는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피차이 CEO는 “사용자들이 다양한 모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선순환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오픈소스 중심 전략을 택한 반면, 구글은 범용 AI와 제미나이 모델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피차이 CEO는 올해 구글 I/O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모든 제품에서 ‘에이전트 기반 대전환’의 초석을 다진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개인적 AI 활용 사례로 부모 건강 관리를 언급하며 “병원 자료를 제미나이의 노트북LM에 저장한 뒤 AI와 대화하면서 부모 상태를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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