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떠봐야 제주 갈 표가 없다… 이젠 나가지도 못 할 판”
“슬롯은 유지됐다”는데 실제 좌석 감소… 道관광협회 범도민 서명운동 돌입

제주행 비행기는 계속 뜨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주 안에서는 “표 구하는 게 전쟁”이라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최근 제주 노선 항공 좌석 부족 문제가 다시 지역사회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항공편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형 기종이 빠지고 소형기 중심 운항 구조가 굳어지면서, 실제 제주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좌석 규모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지적입니다.
제주자치도관광협회는 최근 ‘제주 항공 좌석 부족 해소 및 접근성 개선을 위한 서명운동’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이번 서명운동은 통상적인 관광 캠페인과는 결이 다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잇따라 찾아 제주 노선 좌석난 문제를 공식 건의한 데 이어, 범도민 공감대 형성에 나섰습니다.
협회는 취지문에서 “항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항공 접근성은 도민 삶과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고 밝혔습니다.

■ “운항편 유지” 발표 뒤, 좌석 축소는 이미 시작됐다
지금 제주 항공시장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편수보다 기재 구성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제주 노선 슬롯 일부가 저비용항공사(LCC) 중심으로 재배치되면서, 대형기 비중은 줄고 중소형 항공기 운항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운항 횟수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공급 가능한 좌석 규모 자체가 이전보다 줄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성수기와 주말 시간대 평균 탑승률이 사실상 만석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항공권 확보 경쟁도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관광업계 안팎에서는 지금 상황을 사실상 ‘수송력 감소 국면’으로 봐야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 관광시장은 관광객 수 자체보다 접근 비용과 이동 피로도에 더 민감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항공권 가격 압박은 더 커졌고, 이는 제주 여행 결정 자체를 늦추는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 “관광객 불편” 수준 아니다… 도민 이동권부터 흔들렸다
문제는 이 상황이 관광업계만의 어려움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주에서 항공은 대체 가능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병원 진료와 출장, 가족 방문, 생업 이동까지 대부분의 육지 이동이 항공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특히 시간과 접근성을 감안하면, 제주에서 항공은 사실상 생활 기반에 가까운 교통망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원하는 시간대 항공권 확보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도민 이동권 불안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관광협회 역시 취지문에서 “항공 접근성 문제는 교통 편의 수준이 아니라 도민 기본 이동권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는 “육지 병원 예약보다 비행기 좌석 확보가 더 어렵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관광객 감소보다 먼저, 제주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동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 “몇 편 띄웠나”만 보는 정책… 현장은 이미 다른 위기 겪는다
서명운동에는 ▲운항 편수 확대 ▲항공기 대형화 ▲성수기 슬롯 탄력 운영 ▲제도적 지원 강화 등의 요구가 담겼습니다.
지금처럼 슬롯 숫자 중심으로 항공 정책을 관리하는 방식만으로는 제주 접근성 악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비행기 편수가 유지돼도 기재가 소형화되면 공급 좌석은 줄어듭니다.
그러나 정책 판단은 여전히 ‘몇 편이 운항했는가’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장이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운항 횟수 관리가 아니라, 실제 몇 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정책 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강동훈 제주도관광협회 회장은 “슬롯 재분배 과정에서 제주 노선 공급력이 오히려 약화되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항공 좌석 공급 체계 마련을 위해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관광 성수기마다 반복되던 좌석난이 사실상 상시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제주도정과 관광·항공당국 모두 실질 수송력 회복을 위한 대응에 더 늦기 전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감 가능한 수준의 뚜렷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관광 회복에 앞서, 제주라는 섬이 안정적으로 연결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이미 시작됐고 우려는 계속 번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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