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1500억 소송 ‘불똥'…AI 도입 후폭풍
10분기 연속 매출 하락·250개 폐점에 소송까지 '사면초가'

[더구루=김현수 기자] 피자헛이 인공지능(AI) 시스템 도입 후폭풍에 휩싸였다. 미국 피자헛 가맹점 운영사 챠크 피자 노스이스트(Chaac Pizza Northeast, 이하 챠크 피자)가 본사 AI 시스템 도입 이후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1500억원 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본사 차원의 일괄적인 최신 기술 도입이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리스크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21일 기업 분쟁 전담 특수 법원인 텍사스 비즈니스 코트(Texas Business Court)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챠크 피자가 피자헛의 모기업 '얌 브랜즈(Yum! Brand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챠크 피자는 뉴욕·뉴저지·메릴랜드·워싱턴 D.C.·펜실베이니아 등 미국 북동부 5개 주에서 피자헛 111개 매장을 운영하는 최대 가맹점 운영사다.
소장을 보면 소송의 핵심은 피자헛이 가맹점에 강제 도입한 AI 주방 관리 시스템 '드래곤테일(Dragontail)'이다. 얌 브랜즈는 지난 2021년 이스라엘 스타트업 드래곤테일 시스템즈를 인수한 뒤 피자헛 전 가맹점에 해당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했다. 드래곤테일은 주문 순서 자동 배열, 조리 타이밍 최적화, 배달 경로 계획 등을 AI로 처리하는 플랫폼이다.
문제는 얌 브랜즈가 드래곤테일 도입과 동시에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DoorDash)와 전국 단위 계약을 새로 체결하면서 불거졌다. 챠크 피자는 기존에 도어대시와 개별 계약을 맺고 평점이 낮은 배달원을 직접 차단하는 등 배달 운영을 직접 통제해왔다. 그러나 본사의 전국 계약 체결로 이 권한을 잃었다.
여기에 드래곤테일이 도어대시 배달원들에게 주방 실시간 현황, 조리 완료 예상 시간, 팁 금액, 현금 결제 여부까지 공개하면서 문제가 심화됐다. 배달원들이 여러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매장에서 최대 15분씩 대기하거나 팁이 낮은 주문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그 결과 피자가 오븐에서 나온 뒤 픽업까지 걸리는 '랙타임(rack time)'이 5분 미만에서 최대 20분으로 늘었고, 배달 소요 시간도 30분에서 45분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 챠크 피자 측 설명이다.
챠크 피자는 드래곤테일 도입 전까지 4년 연속 최우수 가맹점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24년 드래곤테일 적용 이후 연매출은 뉴욕 가맹점 기준 기존 10.19% 상승에서 9.78% 감소로 역전됐다. 30분 내 배달 완료율도 90% 이상에서 약 50%로 급락했다.
챠크 피자는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피자헛이 드래곤테일 사용 중단이나 시스템 수정 요청을 모두 거부해 소송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소송의 근거는 프랜차이즈 계약상 본사가 가맹점에 불이익을 주는 결정을 할 때 지켜야 할 '합리적 경영 판단 의무(reasonable business judgment)' 위반이다.
피자헛은 이번 소송 외에도 전방위적인 사업 압박에 직면해 있다. 피자헛의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지난해 5%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 추가 감소하며 10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얌 브랜즈는 지난해 피자헛에 대한 전략적 옵션 검토에 착수했으며 매각 가능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상반기 중 미국 내 250개 매장을 폐점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피자헛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상세한 언급은 어렵다"며 "소장을 검토 중이며 적절한 법적 절차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피자헛 소송 결과에 따라 본사가 가맹점에 기술 도입을 강제할 때 부담해야 할 법적 책임의 기준이 새로 만들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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