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에 뜨는 선박엔진…HD현대·한화, 육상발전 시장 정조준

김민서 기자 2026. 5. 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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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엔진, 육상 발전용 라이선스 확대 계약 논의
HD현대도 美 데이터센터용 발전 설비 수주 따내
온사이트 발전 수요 급증…“증설 불가피”
2024년 HD현대중공업이 1만5000번째로 생산한 '힘센엔진'의 모습.(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發) 전력난이 심화하면서 선박용 엔진이 대체 발전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발전소 건설부터 송배전망 구축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부지 내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온사이트’ 자가 발전 수요가 커지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엔진은 글로벌 엔진 업체 에버런스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하는 중속 엔진의 육상 발전용 확대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2행정 저속 엔진을 주력 생산해온 한화엔진은 하반기부터 4행정 중속 엔진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간 900MW 규모의 공장을 신설 중이다. 그룹사향 선박 엔진 공급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데이터센터향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박 내 발전용 전력원으로 주로 사용되는 4행정 중속 엔진은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설치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출력 조절 능력이 뛰어나 전력 부하 변동성이 큰 AI 데이터센터용 발전원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북미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전력 병목이 심화하면서 대체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수주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4행정 중속 엔진 시장에서 약 60~70%를 점유하고 있는 바르질라는 올해 1분기에만 미국 데이터센터용으로 1.6기가와트(GW) 규모의 중속 엔진을 수주했다.

HD현대도 육상용 발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달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 AEG와 20메가와트(MW)급 힘센엔진(HiMSEN) 기반 발전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연계해 HD현대마린솔루션도 엔진 유지·보수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밸류체인 확대에 나섰다.

조선업 호황에 따라 선박용 엔진 수요 역시 견조한 만큼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대응하려면 추가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연간 약 2.94GW 규모의 4행정 중속 엔진 생산능력 중 70% 이상을 선박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수주 물량을 기준으로 캐파(생산능력) 확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선 수요가 급감하지 않는 이상 매년 고정적으로 선박용 엔진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며 “육상·데이터센터용 엔진 수주를 확대하려면 결국 추가 증설이 필수적”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