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운 인터넷銀 이사회 무게추, 성장→통제

송요섭 기자 2026. 5. 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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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토스뱅크는 대표 겸직
주담대·기업금융 확대에 내부통제 역할 커져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사업 확장에 맞춰 이사회 독립성과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 제공=뉴스1

인터넷전문은행 이사회가 성장보다 통제를 앞세우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중·저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주택담보대출, 투자상품 판매까지 사업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사회 역할도 플랫폼 확장 지원에서 리스크 관리와 경영진 견제로 옮겨간 분위기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반면 토스뱅크는 3사 중 유일하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이사회는 윤호영 대표와 김근수 부대표가 사내이사, 권대열 카카오 그룹 ESG 담당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진웅섭·김륜희·김정기·남상일·엄상섭·유호석 이사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사회 의장은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진웅섭 사외이사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가장 상장 금융사에 가까운 구조를 갖췄다.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보수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주요 위원회가 사외이사 중심으로 짜여 있다. 올해 이사회 변화의 핵심도 여신과 내부통제다.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출신 김근수 부대표가 사내이사로 들어왔고, 서울보증보험과 SGI신용정보를 거친 남상일 사외이사가 내부통제위원장을 맡았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73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다. 비이자수익도 3029억원으로 처음 3000억원을 넘겼다. 예대마진 중심의 은행에서 플랫폼 수수료, 투자서비스, 해외 투자 성과까지 수익축이 넓어지자 이사회도 재무·리스크·내부통제 전문가를 전면에 세운 것이다.

케이뱅크는 코스피 상장 이후 첫 정기주총에서 이사회를 기존 11명에서 7명으로 줄였다.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구조다. 정진호 전 KB국민은행 DT본부 부행장, 김남준 전 신한카드 부사장, 이현애 전 NH선물 대표가 새 사외이사로 합류했고, 정진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던 구조를 끊었다.

케이뱅크는 재무적투자자와 주주사 중심 색채를 줄이고 전통 금융권 출신 사외이사를 전면에 배치했다. 주주 간 이해관계 조정 성격이 강했던 이사회가 상장사형 지배구조로 이동한 셈이다. 다만 이찬승 BC카드 경영기획총괄이 기타비상무이사로 남아 있어 최대주주 측과의 연결고리는 유지됐다.

소비자보호 기능도 이사회 안으로 끌어올렸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 안건을 의결했다. 3사 중 이사회 산하 독립 소위원회로 소비자보호위원회를 둔 것은 케이뱅크가 처음이다.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에 소비자보호위원회가 추가되면서 이사회 내 위원회는 6개로 늘었다.

케이뱅크는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이사회 체질도 바꿨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8% 늘었다. 기업대출 잔액은 2조75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속에서 개인사업자 중심 기업대출이 새 성장축으로 떠오르자 이사회도 디지털·소비자금융·리스크관리 경험을 갖춘 인사로 바뀌었다.

비상장사인 토스뱅크는 다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9명 중 6명이 사외이사지만 이은미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박준하 최고기술책임자, 양수지 준법감시인 등 사내이사 3명과 김희대·박위근·정윤모·강승수·권선주·송창영 사외이사 6명이 참여하고 있다.

토스뱅크도 견제 장치는 뒀다. 선임 사외이사는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이다. 권 이사는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지낸 금융권 중량급 인사다. 그러나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 안건 설정과 회의 운영에서 경영진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간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토스뱅크의 CEO(최고경영자) 중심 구조는 빠른 성장 국면에서는 강점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 968억원을 내며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 순이익도 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3%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펀드 판매, 기업금융, 글로벌 사업까지 확장하려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신용대출 중심 은행이 주담대와 기업금융, 투자상품 판매로 넘어가면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부담은 커진다. 금융당국도 은행권 이사회 독립성과 내부통제 실효성을 주요 감독 과제로 보고 있다. 토스뱅크가 향후 상장을 추진할 경우 대표이사 의장 겸직은 지배구조 심사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혁신성과 성장성이 지배구조 논의를 가려온 측면이 있다"며 "사업 범위가 넓어지고 상장사가 늘어날수록 이사회 독립성,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역량이 전통 은행 못지않게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요섭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