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건 이제 독서…대구 독립서점·북카페 ‘청년 문전성시’”

서고은 기자 2026. 5. 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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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피로감에 도서관·독립서점 찾는 2030 늘어
21일 오전 9시께 찾은 대구도서관. 이른 아침 독서를 하려는 시민들이 도서관을 찾았다. 서고은 기자

21일 오전 9시께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대구도서관. 평일 오전임에도 독서를 위해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휴대전화를 테이블 한쪽에 내려둔 채 종이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임현서(26)씨는 "숏폼을 보다 보면 오히려 뇌가 과부하 걸린 것처럼 더 피곤하다"며 "그래서 쉬는 날마다 도서관을 찾아 휴대폰을 가방 깊숙이 넣어두고 독서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종이를 한 장씩 넘기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차분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짧고 강한 자극의 숏폼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는 다시 독서를 찾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빠르게 소비되는 디지털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서점이나 도서관 등 '조용히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향하면서 독서 관련 소비도 증가세를 보이는 흐름이다.

대구 북구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으니,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배 이상 늘었다"며 "확실히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독서 문화가 확산되는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독서 인프라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발표한 '2026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2025 실적 기준)'에 따르면 대구지역 공공도서관은 2021년 44곳에서 지난해 53곳까지 늘었다. 대구시 도서관 통계에서는 올해 3월 기준 공공도서관은 55곳으로 더 늘었으며, 작은도서관까지 포함한 전체 도서관 수는 32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역 공공도서관 1관당 방문자 수도 지난해 기준 17만8천797명으로 전국 평균(17만3천593명)을 웃돌며, 소장 도서 수도 9만9천870권으로 전국 평균(9만4천966권)보다 많은 수준이다. 또 대구시에 인증된 지역서점(대형 프랜차이즈 서점 제외)은 2019년 141곳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82곳으로 늘었다.

독서 관련 시장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 5개 사의 2024년 매출은 2조2천5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의 독서 소비량이 눈에 띈다.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0∼20대의 소설·시·희곡 분야 도서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도 20대의 독서율은 75.3%로 성인 평균(38.5%)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숏폼 시대에 '느린 콘텐츠'를 찾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책뿐만 아니라 독립서점, 도서관 등 '공간'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숏폼 콘텐츠처럼 빠르고 강한 자극보다 오래 머무르며 몰입할 수 있는 경험 자체가 새로운 소비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미디어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짧고 강한 콘텐츠 소비에 피로감을 느낀 젊은층이 조용히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찾으면서 독립서점과 북카페, 도서관 등 체류형 공간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며 "독서가 단순 취미를 넘어 글자를 읽는 행위 자체를 멋지다고 여기는 '텍스트힙' 문화가 하나의 여가 소비 형태로 자리잡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서고은 기자 goeun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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