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올라탄 국민펀드…흥행 기대 속 ‘투자 주의보’

주형연 2026. 5. 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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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 성장펀드 22일 판매”…AI·반도체 투자 기대감 확산
정부 후순위 출자에도 원금보장 아냐…장기 자금 묶임은 부담
“정책형 흥행 넘어 투자자 보호 중요”…불완전판매 경계 목소리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정부가 미래 성장산업 육성을 위해 내놓은 ‘국민참여성장펀드’가 22일 판매에 들어간다.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에 국민 자금을 연결하는 정책형 투자상품이라는 점에서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장기간 환매가 제한되는 구조와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경계론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22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은행 10곳과 증권사 15곳에서 선착순으로 판매된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5년간 150조원 규모의 자금을 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수소, 이차전지, 미래차 등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하는 정책 펀드다. 최소 가입 금액은 대부분 은행·증권사가 100만원으로 설정했으며 메리츠·신한투자·iM·유안타·한화투자증권 등 5개사는 1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다.

1인당 가입 한도는 전용계좌 기준 연간 1억원, 5년간 최대 2억원이다. 세제 혜택이 없는 일반계좌는 연간 3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서민형은 일반형과 같이 2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첫 2주 동안 전체 배정물량의 20%인 1200억원을 서민 전용으로 판매하고 기간 안에 팔리지 않은 잔여 물량은 3주차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서민형 가입 대상은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나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인 경우다. 판매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기간 중에도 조기 마감될 수 있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총 6000억원 규모로 출시된다. 정부 재정은 국민 투자금의 20% 규모로 후순위 출자돼 손실이 발생할 경우 먼저 손실을 부담한다. 다만 개인별 투자금의 20%를 정부가 직접 보전해주는 원금 보장 상품은 아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AI와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이어지자 흥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전망도 이어지면서 성장산업 투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책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갖춘 상품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예·적금 대기 자금 일부가 정책형 투자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는 산업 파급효과가 큰 메가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자금을 집행 중이다. 지난달 발표된 2차 프로젝트는 소버린 AI, 데이터센터, 바이오 생산시설 등 첨단 산업 전반으로 확장됐다”며 “전력 수요 증가와 첨단 제조업 중심의 산업단지 확대 기조를 고려할 때 향후 산업 인프라 투자 규모는 과거 대비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역시 국민 자금을 장기 성장산업으로 유도해 자본시장 활성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과거 ‘애국펀드’가 단기 테마성 자금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성장펀드는 국가 전략산업 투자라는 점에서 보다 구조적인 자금 공급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투자 위험성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당 상품은 일정 기간 환매가 제한되는 폐쇄형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동성 부담이 존재한다. 시장 상황 악화 시 중도 환매가 어려울 수 있다. 투자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정책 테마형 상품에 개인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 지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안정성을 과신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 준비 상황 점검 회의에서 “아무리 좋은 취지의 상품이라도 현장에서 설명이 미흡하면 국민들이 상품 내용을 오해할 수 있다”며 “상품 구조와 원금 손실 가능성, 펀드 만기 등에 대해 판매 직원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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