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깨진 북극에 펼쳐진 청록색 물결의 정체는 [우주서 본 지구]
(지디넷코리아=이정현 미디어연구소)북극 고위도 지역에서 얼음이 녹으며 수면 아래 숨겨져 있던 독특한 무늬가 드러난 순간을 담은 위성 사진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과학매체 어스닷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가 최근 공개한 캐나다 북극 군도 위성 사진을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랜드셋8 위성에 탑재된 대지이미지센서(Operational Land Imager, OLI)로 촬영됐다

사진은 2022년 8월 9일 캐나다 엘즈미어 섬 서중부에 위치한 캐년 피오르 일부를 담고 있다. 해당 지역은 유레카 연구소에서 남동쪽으로 약 115㎞ 떨어져 있으며, 캐년 피오르는 그릴리 피오르를 거쳐 난센 해협을 통해 북극해로 이어진다. 이 수로들은 캐나다 북극 군도를 가로지르는 복잡한 해협 체계의 일부로, 북부 섬 사이 바닷물 이동 통로 역할을 한다.

공개된 사진은 북극의 계절 변화가 얼마나 극적으로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캐나다 북극 군도는 대부분의 기간 두꺼운 해빙으로 덮여 있어 고요한 풍경이 유지된다. 하지만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 얼음이 갈라지고 녹은 물이 빙하를 따라 흘러 들며, 해류가 좁고 깊은 피오르 내부를 휘젓기 시작한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 지구관측과학센터 물리 해양학자 이고르 드미트렌코는 해빙으로 덮인 계절에는 바닷물 탁도가 낮게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담수 유출량과 퇴적물 이동이 감소하고, 약 2m 두께의 해빙이 바람에 의한 혼합 작용을 막아 입자 재부유 현상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름철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해빙이 깨져 바람과 해류를 따라 이동하고, 일부 얼음 조각은 인근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극해 특유의 옅은 청록색 물빛은 ‘빙하 가루(glacial flour)’로 불리는 미세 암석 입자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빙하가 이동하면서 아래 암반을 갈아 매우 작은 입자로 부순 것이다. 빙하 아래를 흐른 녹은 물은 이 빙하 가루를 피오르로 운반하며, 이 과정에서 바닷물이 특유의 청록색을 띠게 된다.
빙하 가루는 단순히 아름다운 색채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는 철분 등 다양한 미네랄이 포함돼 있어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철분은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여름철 유입되는 철분이 풍부한 물은 인근 해역에서 대규모 플랑크톤 번식을 촉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계절 변화를 위성 관측을 통해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북극처럼 광활하고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위성 데이터가 해빙 변화와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정현 미디어연구소(jh7253@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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