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클라우드 전환부터 AI 전환까지…AWS “韓 기업 혁신 동반자”

이틀간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서울 코엑스에는 우산을 들고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밋 서울 2026’ 행사장을 찾는 인파가 이어졌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AWS가 한국에서 12번째 개최하는 이 연례행사에는 5만여명이 등록하는 등 올해 들어 회사가 준비한 전 세계 행사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렸다.
한국에서도 서울리전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의 중추를 맡았던 AWS는 이제 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한 인프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전시부스가 빼곡히 들어찬 엑스포장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AWS의 AI 코딩 도구인 ‘키로’(Kiro)를 소개하는 ‘입코딩’ 부스로, 바이브코딩을 비틀어 이름을 붙였다. 전시에선 실제로 음성명령만으로 화면을 꾸미는 구성요소를 바꾸는 모습을 보여줬다.
같은 공간 ‘디벨로퍼 라운지’에는 ‘8비트 에이전트’라는 게임형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관람객이 자신의 페르소나·스킬·역할·관심사를 입력하면 닮은꼴 8비트 에이전트가 생성돼, 가상 섬을 돌아다니며 점수를 따고 다른 관람객의 에이전트와 리더보드에서 순위를 다툰다. 옆에는 AWS 사용자 모임 부스와 개발자 플랫폼 ‘빌더 센터’ 부스가 줄지어 자리했다.

관람객들이 가장 몰려든 부스 중 하나는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컨시어지’다. 이날 AWS와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뷰티테크 플랫폼 확장을 위한 전략적 협력 확대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것은 AI 피부 진단, 피부 톤·파운데이션 분석, 두피·헤어 진단, 퍼스널 컬러 분석 등 네 가지 솔루션으로 “아모레퍼시픽이 80년간 축적한 피부과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했다”고 김종혁 AWS코리아 솔루션아키텍트(SA)는 설명했다.
피부 진단은 사진 한 장으로 10초 만에 끝난다. 멜라닌·홍반·모공·주름 등을 비전AI가 병렬추론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4개 솔루션 진단이 모두 끝나면 그 결과들을 모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설화수·헤라·라네즈 등 자사 브랜드에서 진단결과에 따라 도움이 되는 제품을 추천하고 인스타그램·공식몰의 사용 후기 영상까지 함께 보여준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뷰티 컨시어지 플랫폼은 출시 이후 10개국에서 50만 건 이상의 피부 진단을 제공했다. AWS 키로를 자사 SAP 전사자원관리(ERP) 환경에 도입해 4개 시범 프로젝트에서 개발 생산성을 당초 예상치(20~30%)를 뛰어넘는 최대 72%까지 끌어올렸으며, 문서화 시간은 80% 단축, 설계와 실제 코드 일치율은 100%를 달성했다. 또 아마존 베드록 기반으로 약 300만 건의 자사 제품 리뷰 요약·분석을 자동화하고 있다.

또한 엔씨소프트의 AI개발 자회사 NC AI도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가 개발한 이커머스 상세페이지 편집 도구에 AI에이전트를 결합한 데모를 선보였다. ‘누구나 셀러가 되는 순간’이라 명명된 이 부스에서 옷차림을 사진으로 찍으면 AI에이전트가 브랜드 콘셉트 등을 물은 뒤 이내 모델컷·제품 이미지·런웨이 영상 등을 만들어 상품 상세페이지를 꾸린다. 김현동 AWS코리아 SA는 “기존 SaaS가 에이전틱AI를 만나 어떻게 통째로 바뀌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평했다.
올해 행사의 화두 중 하나인 피지컬AI는 아예 별도 전시 영역이 구성됐다. 신정섭 AWS코리아 SA는 “AWS는 이미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며 “데이터, 모델 최적화·트레이닝, 시뮬레이션, 심-투-리얼 및 엣지 운영, 에이전틱 오케스트레이션 등 5개 영역에서 피지컬AI 프로젝트를 지원한다”고 안내했다.
부스에는 뉴빌리티·로아이·컨피그 등 국내기업들의 데모가 나란히 자리했다. 뉴빌리티는 실제 서비스 중인 자율주행 로봇이 행사장 안을 누비는 풍경을 연출했다. 관람객이 모바일 앱으로 굿즈 배달을 요청하면, 배달 로봇이 통합 관제 시스템으로부터 임무를 받아 장애물을 피해 가며 목적지까지 물품을 가져다줬다. 또 로아이는 웹브라우저에 3D 시뮬레이터를 띄워놓고 관람객이 직접 로봇 팔의 이동 경로를 짜보는 게임형 데모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AI기반 경로 설계의 효율과 효과를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피지컬AI 존에서도 컨피그의 전시는 더욱 이목을 끌었다. 작업대 위에 알루미늄 캔·페트병·종이가 어지러이 쌓여 있고 그 옆에 사람과 로봇 팔이 함께 다가간다. 사람이 페트병과 캔을 마구잡이로 작업대에 올려놓자, 로봇 팔은 그중 알루미늄 캔만 알아서 골라내 별도 수거함에 옮겨 담았다. 사람이 일부러 로봇의 작업 동선 안쪽으로 손을 뻗었을 때, 로봇은 자기 작업을 잠시 멈추거나 미세하게 비껴가며 사람의 손을 피했다.
컨피그는 이런 협업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하는 로봇파운데이션모델(RFM)을 자체 개발 중이며, 이를 위한 학습에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등을 활용하고 있다. 부스에서 만난 서민준 컨피그인텔리전스 대표는 이번 시연에 대해 “한국 제조시장에 많은 로봇들이 도입되고 있는데, 현장엔 로봇만이 아니라 사람도 같이 있는 게 현실”이라며 “분리수거를 예시로 사람과 로봇이 안전하게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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