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안전 전국 최하위인데”… 제주 여성계, 이번엔 ‘도정 구조’ 자체를 겨눴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5.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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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가족국 만들라”… 도지사·교육감 후보들에 조직개편·포괄적 성교육 공개 요구
후보들 대부분 “공감” 답 불구... 여성계 “선거 끝나면 또 사라질 말이어선 안 돼”
여성단체들이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제주도지사·교육감 후보들을 향해 성평등 정책 추진과 제도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성평등가족국 신설과 여성 대표성 확대, 포괄적 성교육 도입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제주여민회 제공)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계가 이번엔 정책 몇 건이 아니라, 행정 구조 자체를 바꾸라고 공개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여성 안전과 노동, 기후위기, 디지털 성범죄, 학교 성교육 문제를 각각 떨어진 현안으로 다루지 말고 도정과 교육행정 전체를 성평등 기준 위에 다시 설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귀포YWCA와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YWCA 등 제주지역 4개 여성단체는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제주도지사와 교육감 후보들에게 성평등 정책 과제를 공식 제안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선거를 “무너진 성평등 가치를 다시 세울 분기점”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특히 제주가 지역성평등지수 상위권과 달리 여성 안전 분야에서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인구 대비 강력범죄 비율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여성의 불안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 실패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성평등 정책” 아니라 “행정 체계” 요구한 여성계

기자회견에서 가장 강하게 나온 요구는 ‘성평등가족국’ 신설이었습니다.

단체들은 현재 제주도의 성평등 정책 체계가 전략 기능보다 실무 처리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성평등 노동과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전담 조직 부재를 문제 삼고, 기존 보좌 기능 수준을 넘어 독립적인 추진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후위기 문제 역시 여성 정책과 연결했습니다.

탄소중립과 신산업 전환 과정에서 기술·에너지 산업은 남성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반면, 돌봄 부담은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해법으로 여성 녹색 일자리 확대와 성인지 기반 공공돌봄 안전망 구축을 함께 요구했습니다.

또 제주지역 172개 마을 리장 가운데 여성이 단 4명에 그친다며, 마을 단위 의사결정 구조 역시 여전히 남성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성의 대표성 문제를 복지 영역이 아니라 권력 구조 문제로 정면 제기한 셈입니다.

■ 교육감 선거로 번진 ‘포괄적 성교육’ 논쟁

교육 분야에서는 유네스코 기준의 ‘포괄적 성교육(CSE)’ 도입 요구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단체들은 현재 학교 성교육이 신체 변화와 생물학 지식 전달 수준에 그쳐 디지털 성범죄와 교제폭력 등 현실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AI·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청소년 대상 성범죄 양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도 학교 현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왼쪽부터)위성곤·문성유 후보.


후보별 온도 차도 드러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는 성평등 정책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성평등가족국’ 확대 문제에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논의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 역시 추진체계 강화에는 공감했지만 조직 확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교육감 후보 가운데 고의숙 후보가 포괄적 성교육과 AI·미디어·성평등 통합교육 추진 등을 전면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송문석 후보도 원칙적 수용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김광수 후보에 대해서는 여성단체들이 “포괄적 성교육 개념에 대한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왼쪽부터) 고의숙·송문석·김광수 후보.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보 대부분이 정책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실제 실행 의지와 정책 구체성에서는 차이가 확인됐다고 단체들은 평가했습니다.

이어 “중요한 건 선거 시기 발언이 아니라 실제 정책화와 행정 반영”이라며 선거 이후에도 공약 이행 여부를 계속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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