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했더니…마트 매출↑·온라인 소비↓
KDI "유통채널 경쟁 구도 이미 달라져"
규제보다 상생 구조 설계 필요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 쌀,잡곡 등 곡물 코너 모습.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1/dt/20260521121117684dgep.jpg)
대형마트를 쉬게 한다고 소비자가 전통시장으로 향하지는 않았다.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지역에서는 대형마트 매출이 늘고 온라인 소비는 감소했다. 전통시장의 매출 감소 역시 뚜렷하지 않았다.
국책연구기관은 온·오프라인 경쟁 구조 변화를 반영해 유통 규제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21일 발표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에 따르면 변화한 유통환경을 반영해 의무휴업 제도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DI는 지역별 평일 전환 시점 차이를 활용해 정책 효과를 분석했다.
2015~2024년 신한카드 결제 데이터와 지자체 고시문을 결합해 평일 전환 지역과 미전환 지역의 소비 변화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대형마트 매출은 평일로 전환한 지역에서 일제히 증가했다. 대구는 4.7%, 서울 서초·동대문은 2.8%, 부산은 최대 7.9% 늘었다.
KDI는 맞벌이·유자녀 가구를 중심으로 주말 장보기 수요가 다시 대형마트로 돌아온 영향이라고 봤다. 주말 영업 제한 완화로 소비자 선택권과 이용 편의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준대규모점포(SSM) 매출은 지역별로 엇갈렸다. 대구에서는 3.4%, 서울 서초·동대문에서는 0.9%, 부산 동래구에서는 4.1% 증가했다. 반면 부산 사하·강서·동·수영구에서는 1.3% 감소했다. 대형마트 주말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일부 소비가 다시 대형마트로 몰린 영향이다.
편의점은 의무휴업에 따른 반사효과를 누린 업태로 분석된다. 서울 서초·동대문에서는 평일 전환 이후 편의점 매출이 약 4% 감소했다. 의무휴업 기간 편의점에 머물던 소비가 다시 대형마트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유통환경 특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부산·대구보다 인구 대비 대형마트 수가 적고 근거리 소비 비중이 높아 편의점 대체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 방문객 증가 효과는 쇼핑몰·아웃렛과 입점 상권까지 번졌다. 대형마트 입점 매장 중심 업태 매출은 부산 일부 지역에서 25% 넘게 증가했다.
KDI는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전통시장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통시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형마트·SSM·편의점·전통시장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소비 목적과 이용 방식도 달라졌다. 전통시장은 신선식품 중심의 소량·근거리 소비 수요가 강해 대형마트와 직접 경쟁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KDI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일부 품목에서만 경쟁하는 관계라고 봤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가공식품·생필품 등을 구매한 뒤 전통시장에서 신선식품이나 소량 구매 품목을 추가로 소비하는 방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구 생활·식품·잡화 업태와 서울 서초·동대문의 농축수산·전통유통 업태에서는 매출 증가가 확인됐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소비 이동은 오프라인 내부보다 온라인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대구 지역 온라인 결제액은 2.9% 감소했고, 20~40대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KDI는 주말 장보기 수요가 다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로 이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KDI는 지자체의 변화한 유통환경을 반영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말 장보기 제약을 줄여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대형마트 방문객 증가가 주변 상권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논의를 단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지역 유통 생태계 재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형마트 집객 효과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공동 할인행사와 지역상품 연계 마케팅, 배송 협력 같은 상생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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