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푸틴·金, 연이어 ‘3각 밀착’… 대만·한반도 지정학 위기 고조
대만 문제 둘러싼 미·중 갈등에
북·중·러 정상 더 긴밀하게 결속
習 광폭행보로‘외교중심축’과시
밀착 장기화땐 韓외교·안보 부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중·러 결속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착해 온 북·러 관계에 이어 북·중 정상 교류까지 복원되면서 동북아 안보 지형이 요동치는 분위기다. 북핵 고도화와 양안(대만) 문제까지 겹치면서 미·중 간 전략적 패권 경쟁이 한반도 안보 환경에도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21일 외교가에 따르면, 시 주석의 방북은 5월 말이나 6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평양 방문에 이어 중국 경호·의전팀도 방북한 것으로 알려져 시 주석의 방북 준비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관측이다. 시 주석이 방북하게 되면 2019년 6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시 주석 방북은 코로나19 상황 해소와 더불어 올해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이 겹치면서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만남에서는 미·중 정상회담 당시 비중이 낮았던 북핵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이 미·북 정상회담의 중재 역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이 방북하면 (미·북 정상회담 문제가) 당연히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의 방북 추진이 최근 미·중, 중·러 정상회담 직후 이어지는 흐름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 베이징(北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중심 국제질서를 강하게 비판하며 밀착을 과시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중국이 최근 외교 행보를 강화하는 것은 동아시아 외교의 중심축이 중국이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측면이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역시 북한과 교류·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중·러 밀착에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 흐름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공격을 비판하는 한편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시 주석은 “세계는 약육강식의 법칙으로 회귀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과의 통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두고 대만 문제를 중심으로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중·러 협력 강화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외교·안보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 센터장은 “북·중·러 협력이 공고화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한·미·일 협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국으로서는 안보·경제 측면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형·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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