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노선' 삼성전자 노사 타결에…양대노총 "하청과 성과 나눠야"

안옥희 2026. 5. 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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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9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양대 노총 위원장과의 오찬에 참석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잠정 합의를 도출한 것에 대해 양대 노동단체가 일제히 입장을 냈다. 

이들은 파국을 피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기업이 거둔 성과를 정규직이 독식해서는 안 되며 하청·협력업체 노동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교섭을 주도한 삼성전자 노조(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는 양대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독자적인 무소속 노조다.

실리주의를 바탕으로 MZ세대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출범한 이들은 상급 단체 없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번 합의가 향후 미조직 노동자나 하청 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 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1일 성명을 내고 "오늘의 삼성노조는 반도체 산업재해 피해자들과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온 투쟁의 결과물"이라며 "수십년간 이어진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균열을 낸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합의도 없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성과 배분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삼성이 거둔 세계적 성과는 대기업 정규직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위험과 열악함을 온몸으로 버텨낸 하청·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지역사회의 인프라가 결합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성과의 독식은 있을 수 없다"면서 "이번 타결의 성과는 반드시 하청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환원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독자 교섭을 진행한 삼성전자 노조를 향해 노동계 전반과의 연대를 주문했다. 

민주노총은 "삼성노조는 초일류 기업노조라는 우월적 지위를 내려놓고, 미조직·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앞장서는 연대의 성숙함을 보여야 할 때"라며 기업의 담장을 넘어선 연대를 요구했다.

정부가 이번 교섭 과정에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노사 자율 해결을 지원하기는커녕, 구시대적인 긴급조정권 발동 카드로 노동자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며 철저히 자본의 편에 섰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유린하고 노사 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 한 명백한 노동 탄압으로, 친기업 기조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논평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극한 대립과 파국을 피하고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며 "무것도 노사가 끝까지 교섭의 끈을 놓지 않고 해법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노총 역시 상생 노력을 주문했다. 한국노총은 "대기업의 성과가 원청 내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삼성전자의 성장과 생산은 수많은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결과"라고 짚었다. 

이들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도 성과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납품단가 구조 개선, 기술·생산 이익 공유, 상생협력 강화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을 혁신하는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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