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충격파 연 12회 제한? “관리급여 최악은 막았지만 씁쓸”
의료계 일각 “과잉진료 막자는 취지는 공감하나 획일적 기준” 우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정부의 비급여 관리 강화 움직임 속에서 대표적 항목인 체외충격파 치료(ESWT)에 대해 의료계가 처음으로 치료 횟수 제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진료현장에서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한 결과"라는 복잡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도수치료처럼 추가 치료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현실적 절충안이지만 우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최대 주 1회, 연간 12회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 부위 치료는 최대 6회까지만 인정하는 방향이다. 이 기준이 확정될 경우 실손보험 가입자가 횟수를 초과해 치료를 받으면 보험금 지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어깨 통증으로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는 환자는 해당 부위에 대해 최대 6회까지만 실손보험 적용이 가능하며, 이후 허리나 무릎 등 다른 부위 치료를 추가하더라도 연간 총 보장 횟수는 12회를 넘기기 어려워진다.
관리급여 막기 위한 '차선책'…"현장 반발 우려"
앞서 정부가 도수치료에 이어 체외충격파 치료까지 '관리급여' 편입 대상으로 검토하면서 의료계 내부 위기감도 커진 바 있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일부 편입하되 높은 본인부담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의료계는 비급여 시장에 대한 정부 통제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결국 이번 자율 규제안은 의료계가 관리급여 전환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선택한 '차선책'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증클리닉을 운영하는 A개원의는 "체외충격파 치료 기준이 통증의학과뿐 아니라 모든 의사에게 적용되는 기준인데 지나치게 협소하게 정해진 느낌이 있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충분히 있는데 이를 획일적으로 제한한 부분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협이 체외충격파를 관리급여에서 제외하기 위해 자율 규제 방식으로 가져온 기준이라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현장의 통증의학과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적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 기준이 도수치료처럼 추가 치료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에서 현실적 절충안이라고 평가도 나온다.
재활의학과의원을 운영 중인 B개원의는 "금융감독원 기준상 실손보험 분쟁 지급 규정에 가까운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병원에서 추가 비급여 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환자가 보험사로부터 실손 보장을 받기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선의 결과는 아니지만 관리급여 전환으로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차선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율규제 명목 비급여 지키기 위한 절박한 선택
이에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를 열고 의료계가 제안한 체외충격파 치료 자율 규제안을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시행 시점은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시기와 맞물린 오는 7월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 이태연 위원장은 "의료계의 자율규제라는 명목으로 간신히 비급여를 유지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사회원들의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겠지만, 도수치료처럼 관리급여로 편입되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을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
의사회원 입장에서 현장의 혼란과 부담이 크겠지만 이러한 현실을 함께 이해하고 설득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는 게 이태연 위원장의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의료공급자로서 겪는 어려움과 비급여 통제 강화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의사회원들의 희생과 고충을 언론과 사회에 알리고, 협의체 구조의 불합리성과 정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 나가는 것은 물론 의견을 같이하는 환자·소비자단체들과 연계해 여론 형성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